김종학 “배용준은 마지막 한류의 부담감 갖고있다”

  • 입력 2007년 6월 9일 14시 05분


MBC 450억 대작 ‘태왕사신기’(극본 송지나)의 잇단 방송 지연 논란에 김종학 감독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패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출 30년 인생에 이런 수모는 처음이다”라며 비통한 심정과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태왕사신기’는 배용준, 문소리, 최민수 등이 주연을 맡아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그린 사극. 지난 2003년부터 기획, 2006년 9월 첫 방송을 예정했으나, 제작 지연을 이유로 2007년 3월, 5월, 6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방영을 미루는 파행을 빚었다.

김 감독은 “민족의 영웅 광개토대왕을 다룬 드라마를 통해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강한 저항 의식을 내보이는 한편 한국 문화를 세계에 전달해 꺼져가는 한류의 불꽃을 다시 지피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때문에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서 비주얼 적인 면과 디테일한 접근이 필요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드라마 한편으로 한류 부활을 확대 해석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감독은 “투자가 선행되어 제작이 이뤄지는 드라마라는 선례를 남겨야만 앞으로 좋은 드라마에 투자를 할 것이고 수출을 통해 한류가 뻗어 나갈 것으로 믿는다. 이 드라마의 성패가 향후 한국 드라마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에 따르면 현재 ‘태왕사신기’의 촬영은 약 65% 가량 진행됐으며, 총 24부작 중 16부작의 촬영이 부분적으로 완료된 상태. 하지만 주연배우 배용준이 ‘정사와 판타지의 적당한 믹스뿐이라면 이번 작품으로 한류는 죽는다’는 말에 공감하며 촬영 중단을 결정했다.

회당 출연료 1억설 논란에 오르고 있는 주연 배우 배용준과 관련해서는 “‘항간에는 그를 단군 이래 최고 로또를 맞은 사람’, ‘천운이 들었다’는 등의 (폄하하는) 말이 많은데 함께 일하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절대 동의 할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다. 철저한 자기관리, 작품의 캐릭터 속에 빠져들기 위해 눈물겹게 노력하는 모습이 바로 그 이유” 라며 배용준을 옹호했다.

이어 “그는 ‘태왕사신기’에 빠져있는 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람”이라며 “어쩌면 이 작품이 한류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힌 것 같다”고 배용준의 상황을 대변했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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