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학 감독 “적당히 포장한 밥상 차려놓기 싫었다”

  • 입력 2007년 6월 8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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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포장과 믹스로 밥상을 차려놓기 싫었다.”

‘태왕사신기’(극본 송지나)의 방영 지연에 대해 제작 및 연출을 맡은 김종학 감독이 공식 사과했다.

8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감독은 “원래대로라면 내일 모레가 제작발표회였고, 25일이 첫 방송이었는데 그렇게 못하게 됐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김 감독은 “연출 30년 동안 이런 수치는 처음”이라고 힘들게 말을 뗀 뒤 “현재 ‘태왕사신기’의 촬영은 약 65% 가량 진행됐으며, 총 24부작 중 16부작의 촬영이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제 욕심이 너무 커서 방영 일정이 연기됐다”면서 “적당한 포장과 믹스로 시청자들께 밥상을 차려놓기 싫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촬영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그냥 광개토대왕의 개인적인 일대기만 표현한다면 빨리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촬영을 하던 중 주인공 배용준이 심각한 질문을 던졌고 이후 촬영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당시 배용준은 김 감독에게 “광개토대왕은 어떤 인물인가요. 단군 이래 수천명의 왕이 있었는데 어떻게 대부분의 땅을 점령한 왕이 되었을까요. 어떤 출발을 갖고 있었길래'라고 물었다고.

이어 “정사와 판타지를 적당히 믹스해 시청자에게 보여줘도 된다. 하지만 그러면 감독님과 저는 죽는다. 감독님과 저는 죽어도 괜찮은데 우리가(한류) 다 죽는다”고 말했다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김 감독은 “한류의 마지막 끝자락에서 우리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굳은 결심에 이런(촬영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방영이 더 미뤄질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감독은 “6월말에 촬영을 재개할 생각이다. 더 이상의 연기는 없다. 이 모든 논란을 결과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태왕사신기’는 배용준, 문소리, 최민수 등이 주연을 맡아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그린 사극이다. 2003년부터 기획, 2006년 9월 첫 방송을 예정했으나, 제작 지연을 이유로 2007년 3월, 5월, 6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방영이 미뤄지는 파행을 빚었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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