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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7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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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사랑을 그린 정통 멜로 '푸른 물고기'에서 고소영이 맡은 역할은 바이올리니스트 '정은수'. 상대역은 최근 전역한 박정철이 낙점됐다. 그간 '아파트' '언니가 간다'로 스크린 실패를 경험한 '왕언니' 고소영은 와신상담 끝에 주전공인 TV로 선회, 명예회복에 나선다.
최근 이같이 SBS로 컴백한 30대 톱 여배우들이 늘고 있다. 특히, 관록의 미녀들 옆에는 옵션처럼 파릇파릇 연하의 남자와 주말 편성이 따라 붙는다는 재밌는 공통점이 있다.
'푸른 물고기' 보다 앞서 토일 밤을 책임지는 '사랑에 미치다'도 톱스타 이미연의 '방송국 나들이'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의 상반기 개봉을 앞둔 이미연은 KBS2 '명성황후' 이후 6년 만에 브라운관을 눈물로 적시며 갓 제대한 god 출신 윤계상과 어긋난 연애를 시작했다.
지난 95년 SBS '모래시계'를 끝으로 연예계를 떠난 고현정 역시 '친정' SBS에서 10년 만에 새출발 했다. 재벌가의 며느리라는 '고상한' 삶에 종지부 찍은 고현정은 험란한 이 바닥에 다시 발 담구기 위해 '봄날'을 선택,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봄날'도 '푸른 물고기'와 동시간대인 주말 저녁에 전파를 탔다.
더욱이 10살 어린 꽃미남 조인성과 연인 호흡을 맞추며 '회춘'한 그녀는 이후 영화 '해변의 여인'과 MBC '여우야 뭐하니'를 통해 망가친 억척녀로 변신하며 대중에게 친밀하게 한걸음 다가섰다.
'은막의 여왕' 전도연은 SBS 특별기획 '프라하의 연인'으로 2002년 '별을 쏘다' 이후 4년 만에 TV 출연, 영화 '너는 내 운명'(2005)과 동반 히트를 노렸다. 물의 연예인 황수정 또한 2001년 히로뽕 파문 이후 5년 만에 SBS 금요드라마 '소금인형'을 통해 시청자들 곁으로 조심스럽게 돌아왔다.
이들 역시 SBS와 손 잡고 '주말의 여인'으로 등극했다. 다만, 전작 '별을 쏘다'에서 조인성과 사랑에 빠졌던 전도연은 '동년배' 김주혁으로 파트너 체인지를 했고, '문제아' 황수정의 경우 '듬직한' 김영호-김유석 콤비의 보호를 받는다는 점이 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차이랄까.
SBS 공영화 드라마국장은 이 같은 '몰림 현상'에 대해 "굳이 전략을 짠 것은 아니다"며 "SBS에서 멜로 드라마를 많이 편성했고 이를 소화할 만한 역량 있고 인기 있는 배우들을 찾던 도중 브라운관 컴백을 노리던 배우들과 절묘하게 타이밍이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공 국장은 이어 "아무래도 여배우들이 멜로의 히로인을 선호하는 편이고 우리 역시 그들이 필요했기에 시기상 맞았다"면서 "주말이 HUT(Households Using Television: 평균 가구 시청률)가 높고 예전과 다르게 시청률 경쟁 면에 있어 주중 만큼 치열하다. 경쟁을 피하기 위해 주말로 편성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스포츠동아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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