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두문불출’ 전인화 캐스팅 작전?

  • 입력 2007년 2월 19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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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화 누나 캐스팅하길 잘한 거 같아요. 이렇게 호응이 높을 줄은….”

6집 앨범 ‘애가(愛歌)’를 발표한 포지션(본명 임재욱·32)이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전인화를 직접 캐스팅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2년 ‘여인천하’ 이후 두문불출했던 전인화는 15살 연하남 이동건과 호흡을 맞췄다.

▲ “제 얼굴도 모르는 누나에게 캐스팅 제안했죠”

포지션이 전인화를 만난 건 일본의 한 호텔의 디너쇼 무대에서였다. 일본에 온천여행을 온 전인화는 포지션의 일본 소속사 회장단과 함께 쇼를 관람하고 있었다.

“공연 끝나고 나중에 누나를 따로 만났죠. 함께 저녁을 먹는데 ‘네가 디너쇼에서 노래한 거 다 아는 노래였다. 그런데 얼굴은 그때 처음 봤다’고 하더군요. 기분은 좀 상했지만 제 노래를 알아줘서 고마웠어요.”

그는 용기를 내어 새 앨범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것을 요청했고 전인화의 승낙을 받아냈다. 전인화를 끌어들이면서 7분 정도로 예정된 뮤직비디오는 30분으로 늘었고 연출도 CF계의 거장 차은택 감독에게 맡겼다.

상대역의 이동건은 데뷔 시절부터 이어온 친분 덕에 노개런티로 캐스팅했다. 두 주연배우를 가수가 직접 캐스팅한 셈이다.

“촬영할 때 저는 커피 배달하고 동건이 마사지 해주고 모니터링하고 항상 현장에 있었어요.”

직접 출연할 생각은 없었느냐고 묻자 “포지션 뮤직비디오에 제 얼굴이 나오면 느낌이 반감될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편영화(뮤직비디오의 원본)는 이달초 공개됐고 5년 만에 등장한 전인화는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전인화 선배님 캐스팅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전인화 선배님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일 줄 몰랐어요.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내년에 꼭 결혼하고 싶다”

그는 “교제하는 사람은 없지만 내년에 꼭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일본어 발전을 위해 일본여자도 만나봤지만 ‘토종’이 최고란다. 동종업계 종사자도 사절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형은 어머니처럼 음식 잘하는 여자가 좋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자체가 예쁘지 않아요. 그렇다고 요리사 1급 자격증 소지자 그런 걸 원하는 건 아니에요.”

포지션은 “결혼식 축가 부르면서 남 일이 아닌 것 같았고 웨딩드레스 입은 여자를 보면 데려가고 싶기도 했다”며 다급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속내는 진지하고 솔직했다.

“언제까지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가수가 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팬들의 사랑에만 의지할 수도 없잖아요.”

슬픈 이별노래로 인기를 끌어온 포지션에게 “결혼 후에도 이별노래를 고집할 것이냐”고 묻자 그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음…포지션의 그동안 색깔도 있고 팬들에 대한 예의도 지켜야 하는데. 마이너의 애절한 발라드 대신 메이저의 예쁜 발라드를 부르면 어떨까요. 아, 아니에요.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정기철 스포츠동아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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