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착한 장금이서 복수의 화신으로”

  • 입력 2005년 3월 31일 2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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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의 이영애에게 새 영화 ‘친절한 금자 씨’의 복수심에 불타는 금자 역은 큰 도전이다. 이영애는 31일 경기 파주시 아트서비스 촬영소에서 촬영 후 기자회견을 갖고 “배우 이영애의 거의 모든 모습을 보여 주는 중요한 영화”라고 말했다. 파주=조영철 기자choyc@donga.com
착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의 이영애에게 새 영화 ‘친절한 금자 씨’의 복수심에 불타는 금자 역은 큰 도전이다. 이영애는 31일 경기 파주시 아트서비스 촬영소에서 촬영 후 기자회견을 갖고 “배우 이영애의 거의 모든 모습을 보여 주는 중요한 영화”라고 말했다. 파주=조영철 기자choyc@donga.com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을 발견하고 너무 놀랐어요.”

‘마음 착한 장금이’ 배우 이영애(35)가 한 남성에 대한 복수심으로 넘쳐나는 ‘금자’로 거듭난다.

2001년 ‘봄날은 간다’ 이후 처음으로 스크린에 나서는 이영애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친절한 금자씨’(박찬욱 감독)의 촬영현장이 31일 경기 파주시 아트서비스 영화촬영소 세트장에서 공개됐다. 이 영화는 한 남성 때문에 13년간 복역하고 나온 ‘이금자’라는 여성의 복수담. 이날 촬영분은 출감한 금자가 감방 친구의 도움으로 얻은 조그만 집에서 자기 전 촛불을 켜놓고 기도하는 장면이었다. 드레스 같은 하얀 잠옷을 입고 ‘천사처럼’ 두 손을 모은 뒤 카메라를 응시하는 장면을 서너 번 찍은 이영애는 그때마다 촬영된 분량을 모니터로 복습하는 열의를 보였다.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에 이은 박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친절한 금자씨’는 거의 모든 장면에 금자가 나올 만큼 이영애라는 배우의 역량에 기대고 있다. 이영애는 촬영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힘든 만큼 배운 것도 많았다”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독님의 훌륭한 이전 작품들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 때문에 부담이 크지만 여배우로서 이런 기회를 만나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정신적, 육체적인 부담을 감수하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찍었어요. 촬영이 90% 정도 완료된 지금 돌이켜보면 마음이 뿌듯해요.”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5년 만에 박 감독과 다시 만난 이영애는 “(제가 했던)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감각적이고 독특한 영화를 해보고 싶었는데 운이 좋았다”며 “박식하신 감독님께서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잘 끌어내어서 무조건 믿고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 작품은 영애 씨를 위해 기획되고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조용하고 얌전하며 말까지 소곤소곤 하는 모습으로만 비치던 그녀가 보는 사람이 놀랄 만큼 섬뜩한 장면이나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주저 없이 연기했다”고 거들었다.

이 영화는 이영애의 복수를 그리고 있지만 이영애가 손에 피를 묻히는 장면은 보기 힘들 거라고 한다. 이영애라는 배우가 더 잔인하고 무섭게 폭력을 휘두른다면 세인의 관심은 끌겠지만 품위를 잃게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촬영장에는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NHK 등 일본의 23개 매체 기자 70명과 홍콩의 15개 매체 기자 40명이 취재를 벌여 이영애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친절한 금자씨’는 이달 중 촬영을 마치고 7월 개봉할 예정이다.

파주=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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