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회연예]‘오션스 투웰브’…‘11+1’ 별들이 다시 뭉쳤다

  • 입력 2004년 11월 21일 19시 55분


영화만큼 떠들썩한 기자회견이었다.

2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빅 혼(Big Horn)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영화 ‘오션스 투웰브(Ocean's Twelve)’의 기자회견장은 ‘별들의 전쟁’을 실감나게 했다. 공동주연인 조지 클루니(43), 브래드 피트(41), 맷 데이먼(34), 캐서린 제타존스(35)가 차례로 들어올 때마다 환호성이 퍼졌다.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것은 이 영화의 제작과 주연을 겸한 클루니. 그는 “내가 두목인 ‘오션’인데도 유럽 촬영 때는 현지인들이 자꾸 피트를 ‘미스터 오션’이라고 불렀다”며 “화가 나서 그의 자동차 범퍼에 ‘난 동성애자이며 선거에 당당히 투표할 겁니다(I'm gay voter)’라고 쓰인 스티커를 몰래 붙였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옆에 앉아 있던 데이먼은 클루니가 장광설을 늘어놓을 때마다 코 고는 소리를 낸 것을 제외하면 시종 신중했다. 그는 “1편에서 확립된 캐릭터를 속편에서 좀 더 자유롭게 변주할 수 있었지만 오션 일당을 뒤쫓는 여성 캐릭터(존스)가 추가되는 바람에 그것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출연진은 “속편에 다시 출연하기를 가장 꺼렸던 사람”을 묻는 질문에 입을 모아 “피트”라고 외쳤다. 클루니는 “최근 주드 로가 예쁜 피트(그는 ‘브래드 피트’라는 이름을 변용해 ‘pretty Pitt’라고 장난스럽게 불렀다)를 제치고 ‘가장 섹시한 남자’로 선정돼 피트의 심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놀렸다.

말을 받은 피트는 “내가 맡은 러스티(카드의 달인)는 1편에선 어떤 애정 행각도 없었다. ‘속편에서는 러스티의 섹슈얼리티를 보여줘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러스티가 애인 이사벨(존스)을 갖게 됐다”며 웃었다.

기자회견장의 모든 남자 스타들은 속편에 새로 합류한 존스에게 약속이나 한 듯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너무 아름다운 여성”(프로듀서 제리 웨인트라웁) “아름답고 고상하기까지 한 박하 같은 여자”(피트) 등의 찬사를 퍼부으며 치켜세웠다.

“피트와의 키스 장면에 대해 남편인 마이클 더글러스가 불쾌해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존스는 “촬영 당일 남편과 전화하다 ‘오늘 피트와 키스해요’라고 말했더니 남편이 ‘정말 고달픈(tough) 일이겠군’ 하고 위로했다”고 답해 폭소가 터졌다. 러스티의 애인이자 그를 의심하는 경찰 요원 이사벨역을 맡은 그는 “한 남자를 사랑하는 동시에 의심해야 하는 미묘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1월 쌍둥이 출산을 앞두고 있는 줄리아 로버츠(37)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로버츠는 자신보다 존스의 이름을 앞세운 영화 포스터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워너 브러더스는 로버츠에 대한 예우로 다른 주역들의 이름을 모두 열거한 뒤 마지막에 ‘그리고(and) 줄리아 로버츠’를 붙이는 ‘고육책’을 내놨다.

○ 영화 ‘오션스 투웰브’는?

범죄스릴러 ‘오션스 일레븐’(2001년)에 이어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3년 만에 연출한 속편. 전편의 호화 배역에 캐서린 제타존스와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까지 합류, ‘꿈의 라인업’으로 불린다. 전편에서 지능적인 도둑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 일당에게 자신의 금고에 있던 1억6000만달러를 털렸던 카지노계의 대부 테리(앤디 가르시아)가 오션 일당을 쫓으며 벌이는 모험담을 로마 암스테르담 파리 등을 오가며 담았다. 내년 1월 국내 개봉 예정.

팜스프링스=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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