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SBS ‘헐뜯기 보도’ 잠잠…“감정적 대응 자제”

  • 입력 2004년 10월 17일 18시 40분


11일 시작된 MBC와 SBS의 공방전이 15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이후로 일단락됐다.

두 방송사는 11일부터 연일 상대 비판 보도를 내보냈으나 15일 MBC가 5개의 아이템으로 SBS를 공격한 것을 끝으로 소강 국면을 맞고 있다.

15일 MBC 보도를 접한 SBS 기자협회(회장 이창재·李昌宰)는 서울 양천구 목동 본사에서 총회를 열고 “SBS와 MBC의 보도가 시청자의 권익을 외면한 감정싸움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한다. MBC는 감정적인 보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두 방송사는 상대사에 대한 비판 보도를 내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MBC와 SBS의 싸움에 대해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자사의 입장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MBC 보도=MBC는 12, 13일에 이어 15일 ‘윤세영(尹世榮) 회장 물러나야’ 등의 보도를 통해 SBS 1대주주인 윤 회장을 비판했다. MBC는 이날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련)가 발표한 윤 회장 퇴진 촉구 성명서를 인용해 윤 회장이 주식 상장을 통한 치부를 자사 뉴스를 통해 물타기한다고 보도했다. ‘문어발식 확장’ ‘태생적 한계’ 등의 제목으로 SBS의 지역민방 지분 매입과 설립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MBC 이용석(李容碩) 홍보부장은 “15일 언개련의 성명과 열린우리당의 방송법 개정안이 나와 자연스럽게 SBS의 문제로 이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SBS의 움직임=13, 14일 잇달아 MBC의 수도권 일대 땅 투기 의혹을 제기했던 SBS는 이후 자제하는 분위기다. SBS 노조와 기자협회는 15일 양사의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이창재 SBS 기자협회장은 “민영이라는 이유 때문에 ‘방송 사유화’로 공격당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싸우자’는 강경론도 나왔지만 사주를 위해 기자가 나선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BS 배성례(裵聖禮) 홍보팀장은 “보도는 자제하겠지만 MBC가 14일 오전 내보낸 ‘봉이 윤선달?’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네티즌) 반응=김경수씨는 SBS 뉴스게시판에서 “뉴스 시간에 서로의 약점을 공격하는 보도 경쟁은 전파 낭비”라고 지적했다. MBC 뉴스게시판에는 정혜분씨가 “자기 허물을 합리화하면서 남의 허물을 왜곡해 보도하는 것 같다. 언론 개혁이란 명분으로 SBS와의 싸움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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