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2 ‘부부클리닉…’ 시청자 항의 잇따라

  • 입력 2004년 8월 30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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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 조정위원들이 이혼 분쟁 중인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 KBS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 조정위원들이 이혼 분쟁 중인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 KBS
“공영방송에서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불륜을 방송하다니, KBS는 사과해야 한다.” (‘김창희’)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 27일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불륜 끝에 아이를 낳는다는 내용을 방영한데 대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잔인한 사랑’이라는 부제의 이 드라마는 여고시절 상처(喪妻)한 미술교사와 학생으로 만나 사귀다 헤어진 남녀가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시아버지와 며느리로 만난다는 설정이다.

남편이 군대 간 사이 빈집에 시아버지와 젖먹이 아이와 남게 된 며느리. 둘은 의식적으로 떨어져 지내려 하지만 시아버지가 간암 말기 환자로 밝혀지자 이별 여행을 떠난다. 시아버지가 죽은 후 며느리는 시아버지의 아이를 낳고 아이의 혈액형 때문에 며느리의 ‘외도’가 들통 난다는 줄거리다.

‘부부클리닉…’의 기획 취지는 부부 문제를 드라마로 재연하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결혼생활의 참모습을 모색한다는 것. 대부분 가정법원의 조정사례나 시청자들이 보내온 사연 등 실화를 토대로 꾸민다.

그러나 27일 ‘잔인한 사랑’에서 다룬 소재는 기획 취지를 무색케 할 정도로 자극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부부 사이에는 여러 유형의 문제가 발생하지만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불륜은 사회통념상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시청자들의 지적이다.

“이건 정도가 가장 심한 패륜이고 근친상간이다. 이는 시청자를 농락하는 행위이다.” (‘강삼옥’)

“동생을 임신한 부인. 제작진은 배우자와 부모나 시부모와 함께 이 드라마를 볼 수 있는가.” (‘임재현’)

‘잔인한 사랑’을 연출한 이재우 PD는 “시청자가 보내온 사연을 토대로 꾸민 내용인데 자극적이라는 점은 인정한다”며 “‘부부클리닉’이 200회를 넘기면서 일상적이지 않은 소재들도 가끔 다루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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