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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8월 29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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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국제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감독 크리스틴 초이(51·뉴욕대 영화과 교수)는 “지상파 TV가 자유로운 상상과 시도를 해볼 수 있는 틀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현재의 한국 다큐멘터리는 너무 관료적”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작품은 내레이션을 배제하고 다양한 취재원의 목소리를 교차 편집하는 것이 특징. 시청자들에게 설명을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식이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EBS 사옥에서 열린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참석한 그는 “다큐 페스티벌은 많이 다녀봤지만 아시아에서 열리기는 처음인 것 같다”며 “다큐멘터리 발전을 위해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큐멘터리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디지털화로 인해 제작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젊은 세대의 자유로운 상상과 편집이 뒷받침된다면 다큐멘터리가 좀더 힘 있는 장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크리스틴 초이는 지금까지 50여 편의 다큐멘터리를 감독했다. 대다수 작품이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편견을 다룬 것.
88년 제작한 ‘누가 빈센트 친을 죽였는가?(Who Killed Vincent Chin?)’는 89년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 작품은 미국의 한 바에서 백인들과 사소한 시비를 벌이다 야구방망이에 맞아 숨진 중국계 미국인의 죽음을 통해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9월2일 오후 8시반 EBS를 통해 방송된다.
한국의 전업주부 이야기를 다룬 초이 감독의 ‘주부의 얼음땡’(Deco-nstruction of Korean Housewife)은 이번 페스티벌 개막작이기도 하다. 30일 오후 5시 반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컨퍼런스룸에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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