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신경쓰이네”…MBC ‘영웅시대’ 민감한 반응

  • 입력 2004년 7월 6일 18시 54분


5일 MBC TV에 첫 방영된 ‘영웅시대’의 한 장면.
5일 MBC TV에 첫 방영된 ‘영웅시대’의 한 장면.
MBC TV드라마 ‘영웅시대’에 대해 검찰이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상황 설정’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웅시대’는 현대그룹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과 그 일가를 모델로 한 논픽션 드라마. 5일 방송된 첫 회분에서 세기그룹 천사국 회장(고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 해당)은 검찰에서 이뤄진 가신인 김국태(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에 해당)와의 대질신문 후 고심 끝에 투신자살을 선택한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관계자는 “정 회장에 대한 조사는 3번 있었지만, 이 전 회장과의 대질신문은 없었으며, 정 회장을 자살로 몰고 갈 만한 압박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수사검사가 호텔에서 유력 정치인을 만나 천 회장 수사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검찰의 불만거리. 중수부 관계자는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으며, 수사와 관련해 ‘정치적 편향’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 설정”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또 대검 중수부의 피의자 신문을 검찰 직원과 피의자가 책상에 마주앉아 있고, 신문 전 과정이 녹음테이프에 담겨지며, 검사는 이 광경을 한쪽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유리창을 통해 지켜보는 것으로 묘사했다. 검찰은 “피의자 신문은 검사가 직접 담당하며, 특수유리창 같은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대검의 한 간부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이래서야…”라며 “방송사에 문제 제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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