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새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 주연 맡은 김래원

  • 입력 2004년 2월 19일 18시 26분


지난해 ‘옥탑방 고양이’에 출연하면서 브라운관의 스타로 각광받았던 김래원(23·사진)이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MBC가 ‘천생연분’에 이어 25일부터 방영하는 새 수목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 줘’(극본 김규완·연출 오종록)에 출연하는 것.

김래원은 그동안 ‘내 사랑 팥쥐’, ‘눈사람’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명실상부한 주연을 맡은 것은 이번이 ‘옥탑방 고양이’에 이어 두 번째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김래원은 자신감이 넘쳤다.

“이번에 맡은 ‘김병수’는 순수하고 맑고 깨끗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풍파에 시달리면서 서서히 강인하게 변화해가는 인물이기도 하죠. 처음에는 병수라는 인물에 적응이 안돼 아주 힘들었는데 두 달 동안 촬영을 하면서 역할에 몰입하다보니 이제 조금은 병수를 이해할 것 같아요.”

그는 병수란 인물이 배우로서 도전해 볼 만한 역할이란 점에서 이 드라마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착하기만 했던 병수가 시련을 겪으며 강한 남자로 변신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내면연기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순수한 병수 역에 동화하기 위해 좋아하는 술도 거의 마시지 않는다.

그는 ‘옥탑방 고양이’에서 건들거리고 코믹한 이미지로 사랑받았지만 정작 만나보니 매사에 진지한 성격처럼 보였다. 주변에서는 김래원에 대해 ‘스타의식이 별로 없는 소탈한 배우’로 평가한다. 그는 시간 날 때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를 다시 보면서 자신의 연기에서 잘못한 점을 연구한다. 그래서인지 한 작품이 끝날 때면 항상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옥탑방 고양이’ 이후 어깨에 힘을 빼고 여유있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그런데 김래원이 영화 ‘장화홍련’에 출연했던 여배우들인 임수정, 문근영, 염정아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잇따라 만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지난해 임수정과 영화 ‘아이엔지’를 찍었고 얼마 전에는 문근영과 ‘어린신부’의 촬영을 마쳤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대학(중앙대 연극영화과) 선배이기도 한 염정아와 짝을 이룬다.

‘사랑한다 말해 줘’에서 고아 출신인 김래원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윤소이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를 좋아해온 염정아의 계략으로 맺어지지 못한다. 김래원과 윤소이는 ‘플라토닉’ 사랑의 전형을 보여준다.

드라마 ‘피아노’를 함께 만들었던 김완규 작가와 오종록 PD가 각각 극본과 연출을 맡은 만큼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이 살아있는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면서 김래원은 “이 작품이 ‘고품격 휴먼 멜로 드라마’라는 말을 꼭 써달라”며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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