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어머니 같은…선생님 같은…한상궁 신드롬

입력 2003-12-11 18:05수정 2009-09-2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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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날 버린 게 아니라 내가 세상을 등지고 살았다는 걸 일깨워 준 사람이 바로 우리 선배님입니다. 내가 새 삶을 살 수 있게끔 해준 선배님이야말로 나의 한상궁입니다.”(김은숙)

MBC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를 이끌고 있는 한상궁(양미경)의 죽음(15일 방영)을 앞두고 한상궁 신드롬이 거세게 일고 있다.

MBC ‘대장금’ 홈페이지(www.imbc.com)에서 29일까지 공모 중인 ‘이 시대의 한상궁을 찾습니다’에는 5일 이후 현재까지 300여건의 사연이 쏟아졌다. 시청자들은 부모, 직장 선배, 학창시절 선생님, 군대 고참 등을 ‘내 인생의 한상궁’으로 떠올리고 있다. MBC는 이 중 15편을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다.

“한상궁을 보면 군 시절 직속상관이셨던 창고장님이 생각납니다. 제가 처음 부대에 갔을 때 간단한 일을 반복해 시키고 매일 꾸중을 하셨습니다. 처음엔 원망스럽기만 했는데 나중에 그 참 뜻을 알게 됐습니다.”(서승호)

“항상 한복을 곱게 차려입으시던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음식을 만들 때 마음으로 정성껏 만들면 나중에 시집가서 사랑받는다고 말씀하셨죠.”(이민섭)

물 한 바가지라도 사람의 상태까지 살피며 준비하는 수라간 나인의 정신을 어린 장금에게 스스로 깨우치게끔 했던 한상궁의 교육 방법을 되새기는 글도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매일 8만6400원이 입금되나 잔액으로는 남지 않는 통장이 있으면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이냐고 물으셨다. 나는 일단 돈을 모두 찾아 필요한 데 쓰겠다고 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는 ‘지금 자네에겐 매일 8만6400초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그것을 과연 필요한 데 쓰고 있는가’라고 물으셨다.”(이제혁)

이처럼 한상궁 캐릭터가 신드롬을 낳는 이유는 한상궁의 리더십 때문. 이화여대 함인희 교수(사회학)는 “한상궁은 권력과 결탁하지 않고 실력과 소신대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통해 어필하고 있다”라며 “특히 아랫사람의 아픔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 각인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상궁은 15일 장금과 함께 제주로 귀양을 가던 중 고문의 후유증(장독)으로 생을 마감한다. 장금은 제주 관아에서 의녀 출신인 장덕(김여진)을 만나 의녀의 길로 나선다.

그러나 드라마 인기의 초점이 한상궁에게 맞춰지면서 그가 사라진 뒤의 시청률 저하를 우려하는 관측도 나온다. 조중현 책임 PD는 “제주로 유배간 장금이 갖은 역경을 딛고 조선시대 유일의 여성 어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은 더욱 흥미로울 것”이라며 “민정호(지진희)와 장금의 러브스토리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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