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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2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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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차장은 ‘한국 언론에 맞서기’라는 글에서 “많은 한국 기자들은 1차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쓰는 경향이 있다”며 “이로 인해 개인의 명예가 훼손되고 사생활이 침해되거나 사업상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각 정부부처는 영향력 있는 기자들에게 술과 식사를 대접하며 정기적으로 돈 봉투를 건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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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차장의 이날 기고문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언론사 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비판한18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사설내용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파문이 확대되자 정 차장은 이날 오후 “본의가 아니었다. 언론인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 물러날 이유가 된다면 사임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쓴 한글 원문에는 ‘정기적인 돈 봉투’와 같은 표현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가판(街販) 보도를 기초로 한 음성적 기사로비, 촌지·향응’과 같은 표현만 썼는 데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덧붙여졌다는 것이다. 정 차장은 “기고문이 번역된 뒤 해외홍보원 외신과장이 최종 판단해 송고했고, 나는 신문에 실릴 때까지 못봤다”고 말했다.
정 차장은 또 한글 원문에서 밝힌 ‘한국의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보도 태도’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검증하지 않고 (언론이) 받아서 쓰고,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정치권이 확대해석하는 ‘핑퐁’식 관행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차장의 글은 이달 초 노 대통령이 장·차관들과 워크숍을 했을 때 나온 발언들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최영진(崔英鎭) 외교안보연구원장은 토론결과 발표자로 나서 “(기자의) 정부 사무실 출입이나 (신문)가판, 기자 접촉, 기자 접대는 없어져야 한다. 기자들에게 술 사주고 하는 것이 공보관의 역할이다”고 발언해 일선 기자들과 정부부처 일부 공보관들의 반발을 샀었다.
한편 한나라당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 차장의 말대로라면 우리 기자들은 기본소양도 없는 무자격자에다 뇌물까지 받는 범법자라는 얘기가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외신에다 터무니없는 주장을 기고한 것은 나라망신”이라고 정 차장의 해명과 사죄를 촉구했다.
| 정순균 국정홍보처 차장이 AWSJ에 보낸 원문 및 번역본 차이 | |||
| 논란대상 | 정순균 국정홍보처 차장이 쓴 한국어원문 | 국정홍보처 전문위원이 번역한 영문 | AWSJ에 실린 표현 |
| “영문번역이 과장됐다” | 한국언론의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보도 태도이다. 사실관계 확인보다도 먼저 보도하고 보자는 행태가 만연되어 있다. | First, the press often prints irresponsible stories, leaving it to the readers to "believe it or not." Many Korean reporters tend to file a report without first checking and confirming important points. | 번역 영문 중 첫 번째 문장은 누락한 채 둘째 문장만 게재. |
| 가판보기 | (과거에) 가판보도를 기초로 한 음성적인 기사로비가 있었다. | (…) many government officers used to subscribe to the early morning issues of daily newspapers to see if there were any stories unfavorable to them so that they could call the editors before the main issues came out. | 기고문 그대로 게재 |
| 촌지제공 | (과거에) 향응·촌지 등 건전하지 못한 방식으로 언론과의 관계를 유지해 왔었다. | The officials curried various favors with the media, maintained a select group of supposedly influential reporters at each government agency, wined and dined them, and handed them envelops of cash regularly. | 일부단어 위치만 고침. |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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