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백장군이 왜 전라도 사투리를?" 영화 '황산벌' 말투화제

  • 입력 2003년 5월 28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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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월드라는 영화사는 올 가을 코미디 영화 '황산벌'을 개봉한다. 신라와 백제의 한판 싸움이 배경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말투'가 문제가 되고 있다. 충남 부여가 자랑하는 계백장군(박중훈 분)이 충청도가 아닌 전라도 사투리를 쓰도록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부여군 등의 홈페이지에는 당장 '영화 황산벌 촬영의 70%가 부여인데…전라도 사투리라니?.' '부여 군수는 낮잠을 자고 있나…황산벌이 전라도 인가.' '계백장군이 호남 사투리를 쓴다?' 등의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사의 말투 설정은 우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부여군 충화면(백제시대의 팔충면) 출신의 계백장군을 호남 인물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종욱'이라고 밝힌 교고생 네티즌은 "'자네 부여 산다고 그랬나? 거기서 박중훈 나오는 영화 촬영했었지. (그런데 부여가) 전라도 어디 쯤이야?'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역사상 가장 비장한 현실을 희화화한 것도 내키지 않는다. 계백은 황산벌 전투를 앞두고 사랑하는 가족의 목을 먼저 베며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독하다고 소문난 일본의 사무라이도 감히 흉내내기 힘든 무장의 단호함이었다. 조선시대 사학자인 안정복은 이미 '계백을 충과 의에 관한한 역사상 가장 으뜸가는 인물'로 꼽았다.

특히 충남 부여 출신의 계백 장군이 전라도 사투리를 쓰도록 한 '배경'도 문제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대결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관리학과 이도학(李道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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