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교수'갑옷'벗고 뉴스자키" 정진홍씨 SBS라디오 진행

  • 입력 2003년 4월 6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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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는 정진홍씨. 권주훈 기자
7일부터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는 정진홍씨. 권주훈 기자
“아침 출근길 시사 프로그램은 정보 전달도 중요하지만 전쟁터 같은 직장으로 떠나는 사람들에게 ‘살 기분’이 나도록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자기를 긍정하고, 감사해하고, 하루를 낙관할 수 있는 ‘감성의 파동’이 물결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언론학자 정진홍씨(40·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가 7일부터 아침 출근길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는다. SBS라디오 ‘정진홍의 SBS 전망대’(103.5MHz 오전 6·30∼8·00). 이 시간대는 MBC의 ‘손석희의 시선집중’, KBS ‘안녕하십니까 정관용입니다’ 등 정보 시사 프로그램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씨는 “라디오는 가장 따뜻하고 인간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나의 감성적인 면모를 그대로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정진홍의 SBS 전망대’에서는 중요 시사인물에 대한 인터뷰 외에도 ‘전망대가 선정한 오늘의 노래’, 뉴스자키가 선보이는 귀로 듣는 ‘오늘의 조간’, 화제의 현장을 생생히 전달하는 ‘현장의 소리’ 등 다채로운 코너가 마련됐다. 또 ‘성대모사의 달인’ 배칠수씨가 진행하는 정치콩트 ‘전망대 시사만평’에서는 사회정치 현상에 대해 즐거운 풍자를 선사할 예정.

정씨는 지난해 11월부터 KBS2 ‘100인토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진행해 왔고, 올해 3월부터는 위성방송 KBS KOREA에서 8주 연속 특강 ‘디지털과 문화’를 진행해 왔다. 정씨는 ‘100인토론’을 진행하면서 주제와 관계없는 발언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중단시켜 대학생 시청자들로부터 ‘카리스마 짱’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정씨는 “나는 똑같은 기준으로 토론을 진행하는데 한 주는 보수진영으로부터 욕을 먹고, 다른 주는 진보측으로부터 비난을 듣는다”며 “너무 편을 갈라서 생각하는 것이 토론문화를 성숙시키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2월 말 교수직을 사임한 뒤 본격적인 방송 활동에 나섰다. 그는 “텔레페서(telefessor·텔레비전+프로페서)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V토론 사회자, 아침 라디오방송 진행자, 글쓰는 작가 등 여러 일과 학생들에 대한 강의를 함께 하는 것은 ‘아마추어 시대’에는 모르지만 ‘프로의 시대’에서는 생각할 수 없다는 것.

그는 “교수라는 ‘갑옷’을 벗고,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본업으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콘텐츠를 저서나 방송, 신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발표하고 생산해내는 일을 하는데 ‘교수직’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전거에서 내리려면 걸을 각오를 해야겠지요. 그래야 자동차를 타든, 비행기를 타든 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지금 편하다보니까 ‘걸을 각오’를 하지 못해 자전거에서 못 내리는 것이지요. 그러나 ‘안주(安住)하면 안락사한다’는 것이 제 좌우명입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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