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봄의 스크린, 내달 중순까지 국내외 22개 개봉

  • 입력 2003년 2월 18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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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디 아워스.무간도.쇼쇼쇼
(왼쪽부터)디 아워스.무간도.쇼쇼쇼

이제는 거의 ‘지구촌 잔치’가 되어버린 아카데미 시상식의 향방이 궁금한 영화팬들이라면 2월 말, 3월초는 반가운 시기다. 3월23일 시상식 즈음에 개봉될 아카데미상 최다 부문 후보작 ‘시카고’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후보작들을 이 시기에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영화들도 최루성 멜로에서 시끌벅적한 쇼까지 관객들을 찾아온다.

# 아카데미 후보작들

28일 개봉될 ‘갱스 오브 뉴욕’은 마틴 스코시즈 감독이 30년 간 제작을 기다려온 대작으로 작품, 감독, 남우주연(대니얼 데이 루이스)등 아카데미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860년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이민자와 거주민의 대립, 정치세력의 갈등, 상류층과 빈민층의 괴리 등 격동기의 역사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무자비하고 이기적이지만 신념에 따라 행동했던 인물 ‘빌 더 부처’를 열연한 루이스의 연기가 볼 만하다. 컴퓨터 그래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채 뉴욕 맨해튼의 슬럼 거리를 재현한 세트의 규모도 놀랍다.

(왼쪽부터)갱스 오브 뉴욕.어바웃 슈미트.어댑테이션

21일 개봉될 ‘디 아워스’는 지난해 전미비평가협회가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반면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악의 영화’로 선정하는 등 논란이 분분한 작품. 감독(스티븐 달드리), 여우주연(니콜 키드먼), 여우조연(줄리안 무어) 등 모두 9개 부문의 후보가 됐다.

버지니아 울프 역을 맡은 니콜 키드먼의 분장은 배우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할 만큼 절묘한데도 분장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버지니아 울프가 쓴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모티프로 삼아 서로 다른 시 공간에 사는 세 여인의 하루를 그렸으며 편안한 스타일은 아니어도 ‘여자로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진지한 영화다.

잭 니컬슨의 독무대나 마찬가지인 코미디 ‘어바웃 슈미트’(3월7일 개봉)는 남우주연(잭 니컬슨), 여우조연(케시 베이츠) 후보에 올랐다. 죽은 아내의 유품을 챙기다 아내의 외도사실을 뒤늦게 알고 졸도 일보직전이 된 슈미트가 딸의 결혼을 방해하려는 작전이 코믹하게 전개된다.

4년 전 개봉된 ‘존 말코비치 되기’를 기억하는 영화 팬이라면 스파이크 존즈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우프만이 다시 손을 잡은 ‘어댑테이션’(3월14일 개봉)을 눈여겨볼 만하다. 전작에서 기발한 상상력을 과시했던 찰리 카우프먼은 이 영화에서 스스로를 웃음과 조롱의 소재로 삼았다. ‘존 말코비치 되기’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탔으면서도 콤플렉스로 똘똘 뭉친 스타 작가 찰리가 베스트셀러의 각색을 맡게 되면서 점점 절망에 빠지는 상황을 코믹하게 그렸다. 찰리 카우프먼과 그의 쌍둥이 동생 도널드 카우프먼의 1인2역을 맡은 니컬러스 케이지는 이 영화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또 이 영화로 여우조연상 후보가 된 메릴 스트립은 13번째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 ‘최다 후보 지명 배우’의 기록을 세웠다.

(왼쪽부터)나의 그리스식 웨딩.리크루트.대한민국 헌법제1조

각본, 주연을 맡은 니아 바달로스를 각본상 후보에 올려놓은 ‘나의 그리스식 웨딩’(3월14일 개봉)은 지난해 어지간한 블록버스터보다 훨씬 많은 수입(2억4000만달러)을 올려 할리우드를 놀라게 했던 저예산 영화. 그리스 이민자 집안의 딸이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청년과 결혼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소재로 삼았다.

21일 개봉될 ‘8마일’은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의 래퍼 에미넴의 자전적 스토리인 이 영화는 랩 음악뿐 아니라 드라마, 에미넴의 연기도 출중하다.

# 한국영화들

‘국화꽃 향기’는 100만권이 팔린 김하인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최루성 멜로. 각색 작업에만 3년을 투자해 28일 개봉을 맞게 됐다. ‘소름’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장진영과 요즘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 중 하나인 박해일의 연기 앙상블이 볼거리.

같은 날 개봉될 ‘쇼쇼쇼’는 대학가요제가 처음 열리고 홍수환이 4전5기 신화를 일으켰던 1977년을 배경으로 한 청춘 영화다. 유준상을 비롯해 바텐더 역을 맡은 배우들의 병 돌리는 솜씨가 절묘하다는 후문.

또 윤락녀가 국회의원이 된다는 내용 때문에 국회 촬영 허가를 받지 못하자 예지원이 국회 담을 넘어 화제가 됐던 정치코미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도 3월14일 개봉을 맞는다.

2월말∼3월초 개봉 예정영화들
개봉일 영 화감독/주연 장 르
2. 218마일커티스 핸슨/에미넴드라마
디 아워스스티븐 달드리/니콜 키드먼드라마
검은 물밑에서나카다 히데오/구로키 히토미공포
무간도유위강/유덕화, 양조위누아르
기묘한 이야기오치아이 마사유키/다모리옴니버스
정글북2스티븐 트렌버/ 애니메이션
2. 28국화꽃 향기이정욱/ 장진영 박해일멜로
쇼쇼쇼김정호/ 유준상 박선영코미디
하프 패스트 데드돈 마이클 폴/ 스티븐 시걸스릴러
갱스 오브 뉴욕마틴 스코시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드라마
3. 7어바웃 슈미트알렉산더 페인/ 잭 니컬슨드라마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숀 레비/ 브리트니 머피코미디
언디스퓨티드월터 힐/ 웨슬리 스나입스액션
엠퍼러스 클럽마이클 호프먼/ 케빈 클라인드라마
오구이윤택/강부자드라마
팬티속의 개미2그란츠 헨만/악셀 슈타인코미디
3. 14어댑테이션스파이크 존즈/니컬러스 케이지코미디
나의 그리스식 웨딩조엘 즈윅/ 니아 바달로스코미디
리크루트로저 도널드슨/ 알 파치노스릴러
투게더첸 카이거/ 탕윈드라마
대한민국 헌법제1조송경식/ 예지원코미디
다크니스 풀존 립스맨/ 엠마 카우 필드호러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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