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다큐 "이땅에서 늑대울음을 다시…"

  • 입력 2002년 9월 24일 19시 07분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태어난 ‘하나’의 ‘신랑 후보’ 늑대들. SBS는 11월초 늑대의 복원 과정을 그린 자연다큐를 방영한다.사진제공 SBS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태어난 ‘하나’의 ‘신랑 후보’ 늑대들. SBS는 11월초 늑대의 복원 과정을 그린 자연다큐를 방영한다.사진제공 SBS

2001년 3월 경기 양주군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산하 야생동물보호센터 늑대증식장 내부의 산실(産室). 암컷 늑대 늑순이가 산통을 겪고 있다. 곁에서 ‘남편’ 참랑이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사람과 다를 바 없는 늑대의 애틋한 ‘부정(夫情)’이다. 산모를 격려하기 위해 먹이를 물고온 참랑이는 산실을 들락날락하며 안타까운듯 쳐다본다. 늑순이는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하지만 건강한 듯 보였던 새끼들은 사흘 뒤 모두 죽었다.

SBS는 11월초 창사특집으로 자연다큐 ‘늑대, 야생을 위한 새로운 외침’(가제)을 방영한다. 이 프로는 토종 늑대의 멸종과 ‘복원’ 과정을 담았다.

2001년 4월 또다른 ‘늑대 커플’ 늑돌이와 애랑이가 산실을 찾았다. 애랑이는 여섯 마리를 낳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새끼 다섯마리를 물어죽였다. 보호센터의 한 직원이 겨우 한 마리를 구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 남은 새끼 늑대의 이름은 ‘하나’가 됐다. ‘하나’는 토종과 혈통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북부산(産) 늑대와 짝짓기를 앞두고 있다.

남한내 토종 늑대의 숨결은 97년 서울대공원에서 멈췄다. 경북 영주에서 포획돼 ‘영주 늑대’로 불리던 토종 늑대의 마지막 후손이 숨을 거둔 것. 늑대의 수난사는 식민지 시대로 거슬러간다. 일제는 늑대를 해로운 동물로 규정해 1915∼42년 1300여마리를 포획해 죽였다.

강부길 PD는 “이 프로는 자연 다큐이자 우리 땅에서 멸종된 늑대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라며 “특히 늑대의 복원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3년에 걸쳐 중국 몽골 미국 등 늑대 서식지에 대한 현지 취재와 ‘아기 늑대’ 하나의 성장기를 담았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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