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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8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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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은 초등학교때 별명이 ‘아줌마’였다. 외모 때문에 버스 기사에게 “아줌마가 왜 초등학생 요금을 내느냐”고 무안을 당한 적도 있다. 수경은 그래서 ‘아무리 공부 잘해도 못생기면 소용없다’고 생각해왔고 최근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 나머지 아버지와 갈등을 빚었다. 아버지는 외모보다 음악감상이나 독서로 쌓은 내면의 미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수경은 아버지가 서운했으나 우연히 아버지의 속마음을 알게 되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이해하게 됐다.
일화 하나.
수경은 아버지에게 “머리 카락을 염색하게 돈을 달라”고 졸랐다. “용돈을 모아서 하라”는 대답을 듣고 실망한 그는 친구가 염색하는 것을 구경하려고 미장원에 따라 갔다가 친구로부터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너 염색하라고, 네 아빠가 몰래 주셨어. 얘기하지 말랬는데….” 뭉클해진 수경은 염색 대신, 아버지를 위해 새치머리 염색약을 사 들고 집으로 왔다.
아버지도 그런 딸을 보고 “수경이는 마음이 예쁘니 외모에 신경써도 되겠다”고 말했다.
이들 부녀는 이처럼 크고 작은 일화를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서로의 합일점을 찾아갔다. 당초 완고했던 아버지는 촬영 도중 제작진의 조언 등으로도 조금씩 바뀌기도 했다.
제작사인 ‘리스프로’의 윤양석 PD는 “자녀의 시선에서 세대 차이로 인한 갈등의 해결점을 찾아보자는 취지인데, 제작 도중 아버지의 생각이 크게 달라져 제작진이 당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