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백호 이야기’ 2개 프로그램서 방영 ‘눈총’

  • 입력 2002년 7월 17일 17시 37분


사진제공 SBS
사진제공 SBS
14일 방영됐던 SBS ‘TV 동물농장’의 한 코너가 내레이션만 바꾼 채 이틀뒤 같은 방송사의 ‘생방송 모닝와이드’에 그대로 재탕 방영돼 성의없는 제작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SBS ‘아이 러브월드컵’에 소개됐던 길거리 응원 백태가 7월 1일 ‘리얼 코리아’에도 그대로 등장해 비난을 받은 지 2주만에 똑같은 ‘방송 사고’가 되풀이되자 방송사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동물농장’은 호주의 한 동물원에 있는 백호(白虎)에 대해 17분간 소개했다. 외주제작사인 OMS가 만든 이 코너는 16일 ‘모닝와이드’에 8분간 그대로 방영됐으며 배경 음악과 자막도 똑같았다.

이 ‘사고’는 ‘모닝와이드’ 제작진이 기술상의 문제로 인해 방송 직전까지 준비했던 ‘네덜란드 기행’편을 완성하지 못하는 바람에 빚어졌다. 제작진은 “생방송이라 어쩔 수 없었다”며 “예비 아이템을 준비했었으나 시의성이 떨어져 방영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방아닌 재방’이 2주 간격을 두고 발생한 이유에 대해 단순히 제작상의 실수라는 해명은 군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청자들은 불가피한 경우라면 최소한 방영 당일 진행자나 자막 등을 통해 이를 밝혀야 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조정하 국장은 “1년에 수백억원의 이익을 낼 만큼 제작 여건이 좋은 방송사가 이같은 ‘방송 사고’를 낸 데 대해 생방송이어서 불가피했다는 말로 넘어가려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생방송 모닝와이드’측은 방영 당일 사전 고지없이 이미 방영된 프로그램을 내보낸 데 대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서둘러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