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55회 칸영화제 개막…14개국 22편 경쟁

  • 입력 2002년 5월 16일 18시 37분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크리스틴 하킴, 샤론 스톤, 양쯔충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크리스틴 하킴, 샤론 스톤, 양쯔충
《제55회 칸 국제영화제가 15일(이하 현지 시간) 오후 7시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며 12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개막식에는 심사위원장을 맡은 미국의 데이비드 린치 감독을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샤론 스톤과 홍콩 출신 여배우 양쯔충, 프랑스 배우 줄리 델피와 레티시아 카스타, ‘제5원소’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출신 여배우 밀라 요요비치 등이 참석해 영화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특별 공로상 수상한 우디 앨런〓개막식에서 스폿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개막작 ‘할리우드 엔딩’을 감독, 주연한 미국의 우디 앨런감독(66). 칸 영화제측은 지금까지 그의 작품을 44편이나 상영했으나 그는 30여년간 한번도 칸의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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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특별 공로상격인 ‘팜 드 팜(Palme de Palmes)’상을 받았다. 칸 사상 이 상을 받은 이는 ‘가을소나타’ ‘페르소나’ 등을 감독한 스웨덴의 잉마르 베리만 감독 뿐이다. 앨런은 오랫동안 기립 박수를 보낸 관중에게 “프랑스인들은 나에 대해 두가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첫째는 나를 지적인 인물로 생각하는 것이고 둘째는 나를 예술영화 감독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아마도 전자는 내가 안경을 꼈기 때문이고, 후자는 내 영화가 늘 흥행에 실패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농담을 던져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할리우드 엔딩’이 상영되기 직전 “내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자리를 떴다.

▽12일간의 영화 축제〓올해 칸영화제에는 경쟁과 비경쟁 부문에 35개국의 영화 88편이 상영된다. 경쟁부문에는 14개국의 작품 22편이 출품돼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도 이중 하나다. 경쟁부문에는 영국의 켄 로치와 마이크 리, 포르투갈의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 폴란드 출신의 로만 폴란스키,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미국의 마이크 무어와 폴 토마스 앤더슨 등 마니아팬을 거느린 세계적 감독들이 자웅을 겨룬다. 이 부문 진출작은 프랑스 영화가 4편으로 가장 많고 영국과 미국이 각각 3편씩이다.경쟁부문 외에 ‘주목할만한 시선’ ‘황금 카메라상’ 등 비경쟁부문에서도 많은 영화들이 상영되며 폐막작은 프랑스 클로드 를르슈감독의 ‘신사 숙녀 여러분’.

칸은 올해부터 디지털 영화 영사 장비를 갖추고 감독에게 필름과 디지털 방식 중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따라 100% 디지털로 촬영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스 에피소드2-클론의 습격’이 16일 미국 개봉과 동시에 칸에서도 상영된다.

▽칸에 진출한 한국 영화〓‘취화선’ 외에도 5편의 한국 영화가 칸에서 상영된다. 노인들의 성을 사실적으로 다룬 박진표감독의 ‘죽어도 좋아’가 비평가 주간에 올랐다. 강병화감독의 ‘초겨울 점심’과 박성진감독의 ‘허니문’이 세계 영화학교 학생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손수범 감독의 ‘바다속 물고기는 목 마르지 않다’가 감독주간 중단편 외국 영화 부문에, 스크린쿼터 문화연대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공존의 희망을 찾아서’는 감독 주간 특별프로그램으로 상영된다.

▽칸 필름마켓〓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영화 배급 및 수입업자, 투자자가 참가하는 칸 필름 마켓이 열린다. 올해도 2000개에 가까운 영화사 등 관련 업체가 참가했다. 국내에도 시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 미로비전 등 5개 업체가 부스를 마련해 ‘후아유’ ‘엽기적인 그녀’ 등 25편의 영화 판촉에 나선다. 영화진흥위원회도 한국영화종합홍보관(KOFIC 파빌리온)을 설치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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