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오버 더 레인보우' 이정재-장진영 아름다운 변신

  • 입력 2002년 5월 13일 17시 39분


《20대의 사랑을 다룬 두 편의 한국 영화가 잇따라 개봉한다. 이정재, 장진영 주연의 ‘오버 더 레인보우’(17일 개봉)와 조승우 이나영 주연의 ‘후아유’(24일 개봉).

‘오버 더 레인보우’는 현재와 과거의 사랑이, ‘후아유’는 현실과 사이버 공간속의 사랑이 오버랩되며 펼쳐지는 멜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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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바타 사랑 '후아유'

‘오버 더 레인보우’는 관객들이 ‘정답’을 알고 보는 영화다.

‘2920일 전엔 친구, 2920일 만에 사랑’이라는 광고 카피에서도 미리 가르쳐주지만, 관객들은 결말을 알고 본다. 결국은 주인공인진수(이정재)와 연희(장진영)가 연인으로 맺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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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뻔한 이야기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은 진수의 과거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 ‘부분 기억상실증’에 걸린 진수는 자꾸 어떤 여자의 스냅 사진 한 장이 생각난다. 그러나 사진 속 주인공의 얼굴은 진수가 사랑했던 여인이 분명하지만 진수는 정작 그 얼굴이 희미하게만 느껴질 뿐 끝내 떠오르지 않는다. 진수는 대학 시절 같은 사진 동아리의 멤버였던 연희에게 도움을 청하고, 만남을 거듭하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안진우 감독은 신인답지 않은 솜씨로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 가며 현재의 사랑과 과거의 사랑을 동시에 ‘현재 진행형’으로 촘촘히 엮어간다. 연희에 대한 감정을 키워가는 동시에 기억속의 여자도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식이다.

“같은 사진 동아리의 멤버였다”, “프리지어 꽃을 좋아했다”, “그녀를 ‘무지개’라 부르며 짝사랑했다”….

조각난 기억을 모아가며 잃어버린 사랑에 점차 다가가던 진수는 결정적인 순간, “다른 사람을 통해 찾아낸 사랑의 기억으로는 그 때의 감정까지 느낄수 없다”며 기억속의 사랑을 찾는 대신 현재의 사랑을 택한다. 결국 조각난 기억의 편린들은 끝에 가서 온전히 짜맞춰지면서 과거의 사랑과 현재의 사랑은 이어진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공신은 두 남녀 주인공이다. ‘정사’ ‘선물’ 등 액션보다 멜로 영화에서 주로 호평을 받았던 이정재는 여기서도 탭댄스를 추는 매력적인 기상 캐스터로 나와 ‘무지개’를 찾아헤맨다. 지난해 ‘소름’으로 주목받았던 장진영도 이 영화를 통해 확실한 주연급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일기예보를 빌어 이 영화를 말한다면, ‘부분적으로 흐린 곳도 있으나 대체로 맑고 화창함’. (이정재나 장진영의 팬이라면) “운이 좋으면 무지개도 볼 수 있음”. 15세 이상.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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