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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8일 14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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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야구경기 독점 중계권을 갖고 있는 MBC가 부상 때문에 등판하지 않고 있는 박찬호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평소 2∼3%대로 낮은 오전 시간대의 시청률이 박찬호만 등판하면 10% 이상 치솟는데, "찬호가 나오지 않아 광고 수익도 줄어들고 반사이익을 보던 중계 전후 프로그램까지 피해를 입고 있어 고사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이라는 게 MBC측의 얘기.
MBC가 눈에 띄게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없다. MBC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F 국민카드 등 26개 업체와 모든 스포츠 중계에 붙는 광고를 1년 단위로 이미 계약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중계를 하지 않더라고 광고비를 덜 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MBC는 '박찬호 프리미엄'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 MBC는 박찬호 경기 중계에 붙는 광고에 대해서는 회당 광고료의 2.5배(150%), 박찬호가 등판하지 않는 경기는 2.3배(130%)의 할증료를 계산해 매달 말 정산해 왔다.
지난해에는 5월 초까지 박찬호 경기를 8번 정도 중계했는데, 올해는 김병현이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를 중심으로 5차례 밖에 중계를 하지 못한 상태.
스포츠국의 한 관계자는 "부상기간이 길어질 경우 예상 이익이 줄어드는 데다, 박찬호의 건강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내년 경기의 광고단가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MBC 스포츠 중계에 광고를 하는 업체들은 "특별히 아쉬울 것 없다"는 분위기. KTF측은 "박찬호 경기는 어차피 할증료를 추후 정산하기 때문에 박찬호 경기가 나가지 않는다고 해서 업체들이 보는 손해는 없으며 어차피 다른 시간대에 광고를 하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성엽기자>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