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1 '일요스페셜'…해외로 가는 수재들

  • 입력 2002년 3월 21일 17시 23분


불과 몇 년전만 해도 고교졸업 직후의 외국 유학은 열등생들의 도피처쯤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우등생들이 국내 대학을 포기하고 외국 명문대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KBS1 ‘일요스페셜’(밤8시)은 24일 ‘그들은 왜 아이비리그를 선택했나’ 편에서 이 실태를 조명한다.

미국 MIT 공대에서 물리학과 전자공학을 복수 전공하는 손형빈군(20)은 경기과학고 2년에 재학중이던 1998년 국제 물리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수재. 당시 화학 교사는 손군에게 “넓은 세상에 나가 공부를 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고3때부터 유학 준비를 한 손군은 2000년 서울대 자연 계열에 특차로 합격한다. 그는 입학 후 대학 교육의 국내현실에 답답함을 느꼈다. 독자적인 연구를 하려면 석사 과정에서나 가능했던 것. 교과서 속에 적힌 누군가의 연구 결과를 외우는 작업은 재능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다시 유학을 준비했고 그해 가을 MIT에 입학했다.

서울 개포고 졸업생 정윤모군(19)도 예외는 아니다. 자연계열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애시당초 국내 명문대 진학을 포기하고 유학을 준비해 MIT와 스탠포드대 등 미국 4개 명문대에 동시 합격했다.

외국 유학을 선택하는 공통적인 이유는 하나다. 국내 명문대 졸업장만으로는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대학에서 ‘허송세월’할 게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떠나는 것이 외국 생활 적응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박봉용 PD는 “조기 유학 열풍과 맞물려 수재들의 외국 유학 시기는 점점 더 빨라지는 추세”이라며 “인재 유출을 막는다는 차원에서도 국내 대학들이 이들을 붙잡을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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