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싸이,"마약과 창작은 별개"

  • 입력 2002년 3월 19일 15시 48분


대마초 흡연으로 물의를 빚었던 ‘싸이’ 박재상씨(25·사진)는 18일 “마약과 창작활동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11월 실형을 선고 받았다 최근 활동을 재개한 그는 “검거당시 밤을 새워 앨범을 제작하며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아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 자연스럽게 피웠던 것처럼, 아무 죄의식 없이 담배를 피워물 듯 피운 것이지만 대마초가 꼭 있어야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대마초를 피울 때의 기분은 담배를 즐기는 사람이 며칠 담배를 끊었다가 담배를 다시 물었을 때의 몽롱해지는 기분과 비슷하다. 즉, 머리가 띵 해지면서 순간적으로 긴장감이 사라져 온 몸에 힘이 빠지는 수준. 그렇지만 대단한 영감이 떠오르거나 창작활동 중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어줄만한 유일한 수단은 아니라는 것이다. 단, 대마초를 피우면 순간적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음감이 높아지는 효과는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그는 “효과는 그순간 뿐이고 창작에 0.5%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그 감각은 내 것이 아닌 마약의 것이기 때문에 대마초에 의존하는 순간 음악 인생은 삶과 함께 끝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마약보다 더 무서운 게 한국의 법과 제도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대마초는 언제든 버릴 수 있었지만 한국을 내가 버릴 수 없고, 우리 사회가 나를 버리기를 원하지도 않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싸이’의 인생과 음악세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그가 특히 따르고 사랑했던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나 외출 허가가 나지 않아 구치소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당시, 방송사 취재진은 몰래카메라를 들고가 다짜고짜 그의 어머니에게 “아들이 할아버지 장례에 참석 못해 섭섭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망설이지 않고 “죄 지은 놈이 여기가 어디라고 나타나느냐”며 TV에 대고 자식을 꾸짖었다. 그는 그런 어머니가 눈물이 나도록 고마웠다고 한다.

그는 “잠시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는 동안 나를 버리는 사람이 있었던 반면, 변함 없는 우정으로 따뜻하게 감싸준 팬들과 변함없이 내가 잘 되기를 바라는 가족이 있었다”며 “나를 버렸던 사람들에게는 변함없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친구’들에게는 수준 높은 음악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4월 콘서트를 준비중이다. 그가 대마초로 곤욕을 치른 3개월여 동안 그의 2집 앨범은 약 10만장 팔렸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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