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라이딩 위드 보이스', 열다섯에 엄마가 됐다

  • 입력 2002년 3월 4일 17시 11분


열 다섯살에 엄마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라이딩 위드 보이즈(Riding in Cars with Boys)’는 고교 시절의 불장난 끝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소녀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비벌리 도노프리오가 쓴 같은 제목의 실화 소설이 원작. 철없는 15세의 엄마가 역경을 딛고 어린 시절 꿈인 작가가 되기까지 20년이 뭉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졌다. 영화의 도입부에 나오는 연인같은 두 사람은 알고보면 엄마와 아들. 이어 영화는 20년을 거슬러 서른다섯 살의 베브가 스무살짜리 대학생 아들을 두게 된 사연을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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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많고 똑똑한 여고생 베브. 남학생에게 사랑을 고백하나 퇴짜맞는다. 베브는 위로해주던 고교 중퇴생 레이에게 순간적으로 끌리고 몇 번의 만남으로 뜻하지 않게 임신한다. 베브는 학교를 자퇴하고 마음에도 없는 레이와 결혼하지만 마약중독인 레이가 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까봐 홀로 아들을 키운다.

이 영화는 아들을 ‘인생을 망친 오점’이라고 여기는 ‘어린 엄마’, 어른스럽지 못한 어린 엄마에 대한 아들의 오랜 상처, 아들의 미래를 위해 떠나는 레이의 뭉클한 부정(父情), 딸이 어느날 애엄마로 살아가는 모습에 실망했으나 변함없는 사랑을 베푸는 베브의 아버지 등을 잔잔하게 펼쳐보인다. 여기에 고교 때 나란히 ‘사고’를 쳐서 ‘임신 동지’가 된 단짝과의 우정도 곁들여진다. 영화 ‘E.T.’에서 귀여운 소녀 거티로 주목받았던 드류 베리모어가 베브역을 맡아 10대에서 30대 여인역을 열연했다. 감독은 ‘빅’으로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페니 마샬. 12세 관람가. 8일 개봉.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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