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DVD 시사회, 팬 반응 살피고 제품도 알리고…

  • 입력 2002년 2월 21일 18시 27분


비디오 판매량을 추월하는 등 DVD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영화에만 국한됐던 일반인 대상의 시사회가 DVD에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블록버스터급 대형 타이틀의 경우 최고급 호텔을 빌려 수백명씩 초청해 이들의 반응에 따라 DVD의 컨셉트를 부분적으로 수정하는 등 팬들의 반응에 상당히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3월5일 스티븐 스필버그의 ‘A.I.’의 DVD를 출시하는 워너홈비디오코리아측은 24일 서을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연다. 지난해 개봉작에서 볼 수 없던 각종 스페셜 피쳐와 감독의 영화에 대한 설명에 그룹 ‘더더’의 공연까지 곁들여질 예정.

이번 행사를 준비 중인 ‘씨네뱅크’의 이현정실장은 “지난해 ‘쥐라기공원3’ ‘진주만’ 등 대형 DVD 타이틀이 출시되면서 시작된 일반인 대상의 시사회가 올해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며 “특히 DVD는 소비자가 직접 구매해야만 볼 수 있는 특성상 시사회의 반응에 따라 DVD의 판매량이 좌우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 2000만원. 보통 영화 시사회가 100만원 안팎을 들여 극장을 대여해 빌려 진행되는 것에서는 20배나 많은 가격이다.

시사회에 DVD 동호회 회원 등 ‘준 전문가’들을 초청할 때면 DVD 제작사들은 장비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국내 최대 DVD 동호회 중 하나인 ‘DVD 프라임’의 박진홍 대표운영자는 “시사회가 끝난 후 온라인 상에서 DVD 타이틀에 대한 난상토론이 벌어지면서 장단점을 파헤친다”며 “DVD 출시사 입장에서는 마니아들의 자체 시사회가 신경쓰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이어와 스피커 등 DVD를 감상하기 위한 장비가 아직 비싸다는 점을 감안해 일부 DVD 제작사들은 일반인들에게 DVD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DVD를 만든 ‘SRE 코퍼레이션’은 자사 제품을 일정 개수 이상 구입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울 신사동에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DVD 시사실을 지난해 열었다.

이 회사의 이경화과장은 “고객들이 원할 때 언제든 DVD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체험 마케팅’으로 일반 시사회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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