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아카데미 유색인종엔 ‘높은 벽’

  • 입력 2002년 1월 24일 17시 54분


아카데미상은 ‘유색인종’에게 유달리 벽이 높았다. 유색인은 남녀주연상 등 주요 부문 수상은 커녕 후보로 오르는 것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처럼 3명의 남녀 배우가 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 덴젤 워싱턴, 윌 스미스, 할 베리 등 세 배우가 남녀 주연상 후보에 지명받는다면, 1973년 시실리 타이슨과 폴 윈필드, 그리고 다이애나 로스가 각각 남녀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후 29년만에 처음으로 흑인 3명이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게 된다.

흑인배우들의 수상 뿐만 아니라 흑인을 다룬 영화도 ‘표’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1985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컬러 퍼플’이 그 대표적인 예. 당시 흑백차별 문제를 다루고 흑인 출연진이 다수를 이뤘던 ‘컬러 퍼플’은 작품상 등 무려 10개 부문에서 후보로 올랐으나 단 한 부문에서도 수상하지 못해 논란을 빚었다. 이 때문에 아카데미는 ‘인종차별의 장’이라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말론 브란도도 72년 ‘대부 2’로 남우 주연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할리우드가 인디언들을 차별한다”며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인디언 여성 복장 차림을 한 무명의 여배우를 시상식장에 보내 수상 거부 사유를 발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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