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일요일…' 러브 하우스 코너 '서민에게 희망을'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7시 34분


23일로 50회를 맞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 오후 6·10)의 간판 코너 ‘러브 하우스’는 이번주 서울의 한 보육시설 어린이들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50회 특집 ‘하루 밤의 기적’에서는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보육시설 ‘데레사의 집’을 찾아가 단 하루만에 공사를 끝낸다. 평소 제작진이 집을 고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주일.그러나 이번에는 산타 클로스의 존재를 믿는 어린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전하자는 취지로 아이들에게 비밀로 한 채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다.

아이들은 예쁘게 바뀐 집을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이라며 신기해하고 루돌프 사슴으로 분장한 제작진에게 “함께 하늘을 날아다니자”고 앙징맞은 약속까지 한다.

서민들의 집을 고쳐주는 이 코너는 신동엽 혼자 진행하지만 스타급 연예인을 줄줄이 동원하는 타 방송사의 경쟁 프로에 비해 높은 시청률을 유지해왔다. 소외된 계층의 진솔한 이야기를 코믹적 요소와 배합한 게 비결.

이 코너의 신청 건수는 매주 500여건이나 된다. “집이 너무 낡았으니 도와달라”는 사연이 대부분. 제작진은 가난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을 찾기 위해 애쓴다. 세달전 소개된 백순기(51) 신영순(45) 부부가 이같은 경우. 왜소증에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백씨와 소아마비인 신씨는 3남 1녀와 시어머니, 조카를 부양하고 있는데도 불평은 커녕 현재 가진 것에 감사해하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제작진이 밝혔다.

임정아 PD는 “시청률이 잘 나올 때보다 인터넷에서 ‘세상의 아름다운 면을 보게 돼 기뻤다’는 메일을 접할 때 더 보람을 느낀다”면서 “단순히 집을 고쳐주는게 아니라 소외된 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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