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개그맨 송은이 "말발 세지만 말은 아껴요"

  • 입력 2001년 12월 9일 17시 49분


KBS 2 ‘토요대작전’(토 오후 6·10) ‘파워쇼 한중일 삼국지’(월 밤 8·20) ‘이유있는 밤’(월 밤 10·50)의 메인 MC로 활약하고 있는 송은이는 요즘 여성 개그맨중 가장 바쁘다. “송은이만한 재담꾼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그의 ‘입심’에 대한 방송가의 평가다.

“어렸을 때부터 웬만큼 ‘난다긴다’하는 문학의 밤에 번번이 불려다녔죠. ‘말발’과 연기력으로 동네에서 좀 유명했어요.”

송은이(28)는 서른을 앞뒀지만 그의 눈빛에는 장난끼가 흘러넘쳤다.

서울예대 ‘개그클럽’의 멤버였던 그는 1학년 재학 중이던 1992년 KBS1 대학생 참여프로 ‘청춘스케치’로 데뷔했다. ‘개그클럽’은 신동엽 이휘재 안재욱 김진수 등 걸출한 연예인을 배출한 교내 동아리. 데뷔 이후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송은이는 98년 서세원의 ‘토크박스’에 출연하면서 남다른 입심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순발력으로 받아치는데는 한계가 있어요. 개그도 운동처럼 피나는 연습과 소재개발이 필요해요. 그래서 책을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음…, 생각‘만’ 하죠.(웃음) 얼마전 유재석씨가 모 방송사에서 소개하는 책 ‘괭이 부리말 아이들’을 주더라고요. 짬짬이 읽으려고 노력해요.”

평소 재치가 번득이지만 정작 본인은 굉장히 말을 아낀다고 한다. 얼마전 박경림이 방송에서 말실수로 3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한 사건에 대해 견해를 물었다.

“저는 덜 웃기더라도 독하게 마음먹고 자제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개그계에 데뷔한 지 올해로 10년째인 그는 나름대로 어엿한 ‘중견’이나 본래 꿈은 개그우먼이 아니었다.

“가수가 꿈이었어요. 아직 그 꿈은 버리지 않았어요.”

송은이는 지난해 ‘상상’을 타이틀 곡으로 내세운 앨범을 발표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모 방송국 가요순위 프로에서 17위까지 했다”고 가수의 길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요즘 새벽 4시가 넘어서 잠이 든다. 24일 수원을 시작으로 동료 개그맨들과 공연하는 ‘개그 페스티발’ 연습 때문. 얼굴에는 피로 때문에 생긴 잡티들이 간간히 눈에 띄었지만 말할때마다 시원스럽게 ‘웃어 제끼는’ 그의 모습은 ‘타고난’ 개그꾼 그대로였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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