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은 지금 '철권4' 열풍

  • 입력 2001년 8월 19일 19시 12분


◇한국 캐릭터 '화랑'도 등장, 국내팬들에 폭발적 인기

16일 오후 7시경 서울 광진구 2호선 구의역 부근에 있는 오락실 환타지아. 격투 게임 ‘철권’ 매니아들의 집합 장소로 알려진 이곳에는 최근 출시된 ‘철권 4’를 즐기기 위해 10평 남짓한 공간에 100여명의 사람들이 빽빽히 들어차 있었다.

일본 게임업체 남코사가 만든 ‘철권’ 시리즈는 ‘버추얼 파이터’와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오락실용 격투 게임.

‘철권 3’이 나온 지 2년만에 나온 ‘철권 4’는 댄스게임기 DDR의 인기가 사라지고 PC방의 등장으로 폐업하는 가게가 속출했던 국내 오락실들에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특히 ‘철권’에는 한국 캐릭터인 ‘화랑’이 등장해 국내 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PC통신 게임기 동호회에는 게시판마다 온통 ‘철권 4’ 출시와 관련된 이야기로 들끓고 있다.

환타지아 오락실 주인 이진택씨는 “현재 나온 기계엔 ‘버그’(게임에서 발생하는 오류)가 있긴 하지만 ‘철권3’에 비해 캐릭터의 역량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격투 장면도 더욱 사실감이 더해 일반 팬들에겐 호응을 얻고 있다”며 “14대를 들여놓았는데 자리가 비는 적이 없다”고 말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가 80년대 오락실 전성시대를 열었던 것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일단 희망적이라는 것.

지난해 남코사의 공식 대회에서 세계 챔피언을 따낸 석동민씨(23·수원대 휴학)는 “‘게임이 이상해졌다’는 부정적인 반응과 ‘우리가 원했던 바대로 새로운 변화를 준 게임’이라는 긍정적 반응이 반반이지만 새 제품에 익숙해지면 팬들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철권 4’용 기판 가격이 보통 작품의 6, 7배에 달하는 450만원으로 상당한 부담이 된다. 대형 오락실이 아닌 동네 오락실들은 가격이 100만원대로 떨어질 두세 달 뒤에 본격적으로 ‘철권 4’를 들여놓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달말에는 ‘버추얼 파이터’의 신작도 출시될 예정이어서 오락실에 격투 게임 붐이 다시 한번 일 것으로 보인다.

게임 케이블채널인 온게임넷은 현재 ‘철권 4’ 대회를 준비 중이며 다음달에는 남코사의 공식 대회가 미국 또는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