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주말방송 파행 조짐…연예제작협 출연거부

  • 입력 2001년 7월 6일 18시 41분


가수 탤런트 매니저 250여명이 가입되어 있는 한국연예제작자협회(회장 엄용섭)가 7일부터 소속 연예인들의 MBC TV 출연을 거부하기로 한 가운데, 이번 주말 MBC 오락 프로그램 방송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들과 물밑 협상을 진행해온 MBC는 6일 옴부즈맨 프로인 ‘TV 속의 TV’에 사과 방송을 내는 등의 타협안을 협회측에 통보했으나 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비상대책위측은 “MBC의 타협안이 우리측의 요구 수준에 크게 미달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새로운 절충안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7일로 예정되어 있는 MBC 출연거부 사태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협회는 3일 “MBC의 ‘시사매거진 2580’ 프로그램이 매니저와 연예인 사이를 ‘노예 관계’로 왜곡 보도해 연예 종사자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출연 거부를 결의했으며 MBC에 ‘뉴스데스크’ 머리에 사과 방송, 연예계 실태 재조명 프로 방영, 관계자 문책을 요구한 바 있다.

MBC측은 막판까지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7일 오후 생방송하는 가요순위 프로 ‘생방송 음악캠프’에 가수들의 공연 대신 뮤직 비디오를 내보낼 계획이다.

또 8일 방영되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게릴라 콘서트’ 코너도 태진아가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출연 거부 사태가 계속될 경우 방영이 무산될 처지에 놓여 있다.

11일 밤 방영하는 ‘섹션 TV 연예통신’도 가수들이 MBC의 ‘취재’를 거부할 움직임이어서 파행 방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7일 방영되는 ‘목표 달성 오늘은 토요일’에서 가수들이 여러 명 출연하는 ‘동거동락’ 코너는 미리 녹화해 둔 것이 있어 일단 이번주 방송은 가능하다는 게 MBC측의 설명이다.

양측의 갈등이 조기 봉합되지 않을 경우 이휘재 유재석 신동엽 등 간판급 진행자들도 출연 거부에 합세할 예정이어서 다음주부터는 상당수 오락물의 파행 방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MBC측은 “오락 프로그램의 파행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상에 임하겠지만 ‘시사매거진 2580’의 보도 내용에 대한 시시비비는 법적 절차를 통해서만 가리겠다”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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