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게놈시대 생명건강에 시청자 관심 집중

  • 입력 2001년 4월 3일 19시 13분


“대중을 상대로 한 강의는 처음이어서 무척 긴장됐지만 최근 의료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사명감도 느꼈습니다. 특히 시청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대함을 새삼 실감했지요.”

최근 EBS 기획 시리즈 <이규학의 게놈 시대 생명학>을 주제로 20회의 TV 강의를 마친 이규학(59)박사.

그는 “의학의 전문성과 TV의 대중성을 접목시키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7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의료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대학 조교수를 거쳐 머시 메디컬 재단의 암센터 부원장을 지냈다. 98년 한국에서 재단법인 생명문화운동을 설립했다.

강의 주제는 ‘DNA를 알아야 스트레스를 이긴다’ ‘혈액과 스트레스’ ‘대장이 튼튼해야 심장이 산다’ 등이었다. 그는 “현대 질병은 DNA의 메시지를 거스른데서 비롯됐다”며 “유전자 구조에 맞춰 의식주 생활과 잉태 육아 개인 보건 등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 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 제재의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 호르몬제는 DNA의 명령을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대표적인 물질로 이를 인위적으로 투여하는 것은 DNA의 메시지를 거스르는 일이라는 것. 이로 인해 유방암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 박사는 여성 호르몬제 대신 콩 더덕 도라지 등을 많이 섭취하라고 권했다.

우유를 많이 먹는 것도 유전자 구조를 거스르는 식생활이라고 주장했다.

소의 유전자는 2년만에 송아지를 소로 만들게 되어 있는데 이를 유아가 먹으면 과성장이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다. 인간은 12년이 돼서야 어른 몸으로 바뀌기 시작하기 때문.

선천성 질병은 사전 예방이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후천적 질병은 DNA의 메시지에 충실한 생활을 통해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이박사의 지론.

인간의 DNA는 오랜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정착된 것으로 현대에 들어와 환경 오염, 약물 과다사용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

이 박사의 강의에 대해 주위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대목이 일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이 박사는 “충분한 연구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