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설비디오]"재미와 감동…이런 비디오 어때요"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27분


대개 비디오 대여점에 가면 ‘새로나온 프로’를 찾지만 단골이 아닌 바에야 연휴에 새 프로를 빌리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그러나 눈썰미가 있으면 방법이 있다. 서울에서 비디오 대여점(영화마을 종로점)을 운영하는 이주현씨가 신작 출시 비디오 가운데 볼만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그리 넓지않은 우리나라의 비디오 대여점 수가 세계에서도 손꼽힐만큼 많던(4만개에 육박)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10년도 채 안돼 1만2000개로 줄었다.

한때 비디오 시장이 영화 시장보다 더 많은 3000억원대의 매출을 과시하며 유망산업으로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1만2000개의 대여점 중 1만여개 정도의 대여점 업주들이 업종전환을 고려할만큼 사태는 심각하다.

비디오 대여점에 불어닥친 한파 때문에 서두가 약간 우울해졌다. 그러나 최근 설 연휴를 앞두고 속속 출시되는 영화들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원래 높은 대여율을 보장하는 ‘대박’급 영화들은 한 달에 2편 가량 출시되는 게 보통. 그런데 이번 달은 무려 7편에 이른다. 업계에 입문한지, 8년 만에 처음으로 겪는 현상이다.

‘미션 임파서블 2’를 시작으로 ‘글래디에이터’ ‘와호장룡’ ‘퍼펙트 스톰’ ‘리베라 메’ ‘식스티 세컨즈’ ‘왓 라이즈 비니스’ 등등…. 연중 최고 성수기로 꼽히는 신정과 설 연휴가 1월에 몰려 있기 때문일까.

1월에 이렇게 대박영화들이 쏟아진 탓에 오히려 나는 비수기가 2월에 시작될 수도 있다는 조급함이 서서히 앞선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여느 때보다 풍성한 메뉴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게다. 설 연휴에 비디오 대여점에서 위의 ‘대박’급 영화들을 빌리기란 하늘의 별따기. 그리 부지런한 편이 아니라면, ‘대박’급의 뒤를 잇는 ‘중박’급 영화들을 권한다.

‘프리퀀시’ ‘하면 된다’ ‘아트 오브 워’ ‘미, 마이 셀프 앤드 아이린’ ‘링 라센’ 등 최근 출시된 ‘중박’급 영화들도 ‘대박’급 못지않게 화려하다. 이렇듯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은 아마도 이번 성수기를 놓치면 물건을 팔기 어렵다는 제작사의 판단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12월에 출시된 ‘패트리어트’ ‘엑스맨’ ‘무서운 영화’ ‘토이 스토리 2’ ‘뉴욕의 가을’ ‘러브 오브 시베리아’ 등도 신작 프로를 원하는 비디오 팬들이 그리 섭섭지 않게 볼만한 영화들.

최근 비디오 출시 경향을 보면 흥행성만을 고려하는 게 아니라 영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가히 최고라 할 만하다.

한가지 특징은 거장감독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인데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쿤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키즈 리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나인스 게이트’,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뮤직 오브 하트’ 등등…. 이번 연휴에, 평소 볼 수 없었던 명작들을 한꺼번에 몰아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것만으로 아쉽다면, 최근 출시된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의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피터 그리너웨이의 ‘필로우 북’도 꼭 챙겨 보시길….

시사성 있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벤 애플렉 주연의 ‘보일러룸’이 좋다. 최근 국내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변종된 주식투자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내용의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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