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1<신년스페셜>'실크로드의 제왕' 고선지장군 발자취

  • 입력 2001년 1월 5일 18시 45분


6, 7일 방영되는 KBS1 신년 스페셜(밤 8시)에서는 ‘실크로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고구려 유민 출신의 당나라 장수 ‘고선지’(?∼755년)의 삶을 다룬다.

고선지는 1200여년전 중국 당나라 군대를 이끌고 아무도 가능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파미르 고원’을 넘어 서역을 정복했던 영웅.

그는 당나라의 장수였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큰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고구려 멸망 후 당나라로 끌려간 고구려 포로의 아들이었다. ‘신당서(新唐書)’ 등 중국 문헌은 ‘高仙芝 高麗人也(고선지는 고구려인이다)’라고 적어 이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제1편 ‘서역으로 간 고구려인’에서는 고구려 후예인 고선지가 당나라의 명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폈다. 제작진은 49일 동안 중국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등 5개국을 누비며 고선지의 북부 파키스탄 원정길을 추적했다.

고선지가 1만여명의 부하를 이끌고 넘은 파미르 고원과 파키스탄 사이 탄구령은 해발 4600m에 육박하는 험난한 지역. 훗날 학자들은 이 원정에 대해 “고선지는 한니발과 나폴레옹을 능가하는 역사상 가장 우수한 천재 전략가”라는 평가했다.

원정을 성공한 후 고선지는 747년 당나라 안서도호부(安西都護府)의 최고위직인 안서절도사에 올랐다. 현재 중국 신장(新疆)성에서 아랄해에 이르는 안서도호부는 당시 당나라에서 가장 광활한 지역으로 한반도의 10배가 넘었다.

제2편 ‘파미르를 넘어 세계사 속으로’에서는 고선지의 원정을 통해 서양에 제지술이 전파되는 과정을 짚었다. 751년 역사상 최초로 이슬람제국과 중국이 충돌한 탈라스전투(현재의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탄 국경지역)에서 고선지는 처음으로 패배의 아픔을 맛본다. 그러나 이 때 당나라 제지술의 장인이 포로로 잡히면서 유럽에 제지술이 전해지게 된다.

장영주 PD는 “취재 도중 중국 신장에서 국내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고선지의 원정 관련 문서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수확”이라며 “앞으로 고선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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