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그것이 알고싶다>할렐루야기도원 파장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9시 15분


방송중지를 요구한 할렐루야기도원 측과의 마찰 끝에 16일 밤 방영된 ‘문성근의 다큐세상 그것이 알고싶다―할렐루야 기도원의 실체’는 예상대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제목대로 기도원의 실체를 깊이있게 파헤쳤는지는 의문으로 남았다.

이 프로가 김계화 기도원장의 성령치료의 허구성, 집단 매독감염, 무허가 보약조제, 불법 건축물건립, 외화유출 등 여러 의혹들을 제기한 후 17일까지 하루 동안 SBS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쇄도한 시청자 의견은 5000여건에 이르렀다. ‘너무나 충격적이다’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황당했다’ ‘어려운 취재를 한 제작진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등 격려 의견과 김원장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게시판에 할렐루야기도원의 홈페이지 주소와 전화번호를 공개한 뒤 항의하는 글과 전화를 할 것을 촉구했다. 이 때문에 할렐루야측은 17일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을 폐쇄, 게시판에는 ‘공사중입니다’라는 안내 표시만 뜨고 있다.

네티즌들은 또 ‘안티 할렐루야’ ‘안티 김계화원장’ 사이트를 개설했으며 경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할렐루야 기도원의 불법행위와 비리의혹을 수사해달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제작진이 ‘가족 몰살’ 운운하는 협박 전화를 받을 정도로 민감한 주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방영에 이르게 했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점은 높이 평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제작진은 막판 협상을 통해 할렐루야측의 반론권을 어렵사리 얻어내는 데 성공, 프로그램 뒷부분에 김 원장 인터뷰를 15분 가량 방영했다. 이 때문에 형식상으로는 ‘객관성’과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본방송과 반론 부분이 서로 겉돌아 프로그램 전체적으로는 치밀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이밖에 취재의 어려움이 있었다고는 해도 피해자 위주의 진술에 치우친 점, 신도들이 할렐루야기도원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설명이 미흡한 점 등이 ‘옥에 티’로 남는다.

한편 MBC ‘PD수첩’은 19일 밤 10시 55분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비리 의혹을 비판하는 내용을 방송할 예정이어서 시사고발프로그램과 대형 종교단체와의 갈등이 또한번 예상된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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