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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5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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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0대 리포트―힙합과 복고’(10일 밤 8시)는 강북과 강남 지역의 6개교 600명을 설문 조사해 이들의 문화와 의식구조를 살폈다. 조사는 한국청소년인터넷방송국(KYBC)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청소년들이 직접 했다.
두 지역 청소년 문화의 차이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부문은 패션.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서는 머리에 수건을 두르는 등 힙합 스타일의 청소년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강북 지역에서는 통좁은 바지와 뾰족한 신발 등 ‘복고’ 패션이 유행하고 교복의 웃옷과 바지를 과장되게 줄여 입는 이들도 많다. 청소년들은 지리적으로 강남인 신림동을 강북으로, 여의도는 강남 문화의 영향권에 있다고 본다.
소비 행태도 다르다.
압구정동에서 외국 브랜드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멀티 샵’은 비싼 제품일수록 인기가 많다. 실제로 강남에 있는 한 백화점의 힙합 브랜드 코너에서는 16만8000원짜리 옷이 많이 팔리고 수표에 이서를 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드물지 않다. 강북 패션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동대문 의류상가에서는 가격이 강남의 절반 수준.
이성 교제는 강남 청소년들이 강북에 비해 개방적이다.이성교제 중 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한 설문에 강남 청소년들은 키스(72%) 성관계(20%) 포옹(8%)으로, 강북 청소년들은 키스(44%) 포옹(35%) 기타(손잡기 등·21%)로 응답했다.
장래 희망도 강남 청소년들은 연예인(40%) 디자이너(18%) 컴퓨터프로그래머(13%)의 순으로, 강북 청소년들은 사업가(32%) 공무원(16%) 연예인(10%) 순으로 꼽았다.
학교에서 학생들에 대한 규제 수준도 다르다. 강남의 학교는 머리나 교복 스타일에 비교적 관대하다. 귀걸이를 한 남학생도 있다. 그러나 강북의 학교는 복장과 머리 규정이 엄격한 편. 특히 휴대폰에 대한 규제는 서로 크게 다르다. 강남의 학교중 80%가 휴대폰은 허용하되 교실내 사용만을 금지한 반면 강북 학교의 98%는 휴대폰 휴대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