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휴일' 앤공주 나이는 고무줄?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8시 57분


24―42―32.

체형을 연상시키지만, 그 숫자는 아니다.

‘로마의 휴일’에서 앤공주역을 맡은 여배우들의 나이. 윌리엄 와일러감독은 1953년 영화 ‘로마의 휴일’의 앤역에 당시 24세이던 오드리 헵번을 캐스팅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헵번은 그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헵번의 카리스마를 지울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인지 몰라도 영화는 그 명성에 비해 리메이크가 없었다. 인터넷 영화 사이트인 IMDB에 따르면 87년 방영된 TV 시리즈물 정도.

45년이 지난 98년 일본에서 다시 앤이 태어났다. ‘토호(東寶) 코퍼레이션’이 제작한 뮤지컬판 ‘로마의 휴일’. 다카라즈카 가극단에서 불세출의 스타로 군림하던 42세의 여배우 다이치 마오(大地眞央)가 앤으로 환생한 것. 마오는 뛰어난 연기와 가창력으로 초연이후 매년 매진을 기록하며 헵번의 향수에 젖은 중년층을 사로잡고 있다.

28일 무대에 오르는 극단 ‘신시’의 뮤지컬 ‘로마의 휴일’에서는 32세의 김선경이 앤으로 등장한다. 20일 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헵번과 다이치의 앤 연기를 여러 번 봤다”면서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기품있는 앤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11월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1588―789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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