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신동엽 vs 남희석, 방송에서 정면대결

  • 입력 2000년 9월 22일 19시 54분


다음 달 중순 방송사의 가을 개편을 앞두고 주말 황금시간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가을 개편 최대 변수로 꼽히는 개그맨 신동엽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진행자로 복귀하자,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는 KBS 2TV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가 메인 MC로 남희석을 내세우려 하는 것.

MBC는 현재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신동엽 외에도 이경규 김국진 김용만 등 가동할 수 있는 최강의 멤버를 총동원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MC 드림팀'을 구성해 장기간 KBS에 열세였던 시청률을 이번에 만회하겠다는 복안.

이처럼 MBC의 기세가 만만치 않자 그동안 인기코너 '출발 드림팀'의 인기에 힘입어 1년 넘게 시청률 우세를 점령했던 KBS <슈퍼 TV, 일요일은…>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시청자의 기호가 자주 변하는 주말 저녁 시간에 한번 기싸움에서 밀리면 열세를 회복하기 힘들다고 판단, '비장의 카드'라 할 수 있는 남희석을 뽑은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남희석의 소속사 쪽에서 <슈퍼TV, 오늘은 일요일>의 출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 정면대결에서 앞서는 쪽은 인기의 건재를 확인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상상외로 상처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출연 섭외가 들어온 다른 프로그램들과 비교해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KBS는 그런 의사와 상관없이 강력하게 남희석을 희망하고 있다.

같은 서른살 동갑나기인 남희석과 신동엽은 90년대 서울예대가 배출한 걸출한 코미디 스타. 화려한 개인기나 감각적인 몸동작보다는 타고난 순발력을 바탕으로 자연스런 이야기 속에서 웃음을 주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남희석이 돌발상황에서 즉흥적인 순간 애드립에 강한 강점을 가진 반면, 신동엽은 '연기력은 한국 최고인 개그맨'으로 불릴 정도로 시트콤과 같은 연기력이 필요한 장르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따라서 둘이 맞붙을 경우 그 결과는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한편, 신동엽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 외에 SBS의 가을 개편때 <멋진 만남> 후속 프로그램도 진행을 맡을 계획이다. 그럴 경우 현재 MBC <전파견문록>이 시간을 옮기지 않는다면 김국진, 김용만과도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벌어야 하는 상황.

이래저래 가을 개편을 맞는 개그맨과 예능 프로그램의 PD들은 요즘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덕분에 시청자들은 모처럼 '어느 채널을 볼까' 하는 선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김재범 <동아닷컴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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