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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17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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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은 즐거워’는 최근 여름특집 ‘기고만장’코너를 통해 기로 사람이나 물건을 쓰러트리는 운기방사(運氣放射)시범으로 화제를 끌었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인 SBS ‘호기심 천국’은 두주에 걸쳐 ‘모 방송국’에서 보여주는 장풍의 베일을 벗긴다며 이를 과학적 근거가 없는 고도의 심리게임이라고 비판했다.
‘호기심 천국’은 김성남 한국방송무술협회장의 ‘실험’을 통해 장풍으로 사람이 넘어지는 현상은 사전 위협을 당했거나 아니면 눈을 감고 서있으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현상 등으로 해석했다.
이로 인해 KBS2의 ‘기고만장’연출진은 조작 논란에 휘말리는 불명예를 안았고 급기야 14일 스튜디오 시범으로 명예회복을 선언한 것이다. 16일 방영된 내용은 기 전문가 양운하씨가 출연해 인하대 씨름선수 셋, 11명의 방청객, 임백천 강호동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운기방사 시범이었다. 그 결과 씨름선수들이 넘어졌고 방청객중 8명이 쓰러졌다. 강호동은 끝까지 버텨 넘어지지 않았다.
특히 KBS측은 △위협이 없는 경우 △실험을 받는 방청객의 눈을 뜨게 하는 경우 △매트리스를 치우는 경우 등 세가지로 나눠 운기방사 시범을 보였다. 이 세 가지는 모두 SBS ‘호기심 천국’에서 눈속임의 근거로 제시했던 것으로 ‘일요일은 즐거워’는 그만큼 ‘호기심 천국’에 조목조목 항변한 것이다.
KBS와 SBS의 기 논쟁은 16일 방영으로 일단락됐으나 서로에 대한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KBS측은 “모방송국 운운하며 같은 시간대 프로를 조작으로 몰아간 것은 최근 시청률의 세불리를 이기지 못한 SBS의 의도된 기획”이라며 내친 김에 여름 특집을 염력 투시 등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SBS는 이에 대해 “KBS의 장풍 시범이후 시청자들의 문의가 쇄도해 기획했다”며 “우리도 나름대로 과학적 실험을 거쳤다”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