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박상민 "이번 음반 떠야 장가가요" 7집 발표

  • 입력 2000년 6월 14일 09시 35분


“이번 음반 떠야 돼요. 그래야 저와 매니저가 장가갈 수 있거든요.”

가수 박상민(36)은 일곱 번째 새음반 ‘로맨티시즘’을 들고 너스레를 떨었다. 7집을 낼 만큼 관록이 붙었는데 장가갈 돈이 없을까. 물론 그게 아니다. ‘멀어져간 사람아’‘무기여 잘있거라’‘비원’ 등 히트곡이 적지 않지만 번 만큼 음악에도 투자했다는 뜻이다.

새음반의 타이틀과 컨셉은 ‘로맨티시즘’(낭만)이다. 윤기가 번지르한 디지털보다 어딘가 촌스러운 아날로그 창법과 사운드로 음반을 꾸몄다. 즉 컴퓨터를 이용해 윤색하기 보다 ‘박상민 원음’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머릿곡 ‘상실’은 기존 히트 발라드 ‘멀어져간 사람아’‘비원’‘죄’ 등을 잇는 전형적인 ‘박상민류의 발라드’다. 허스키 음색과 거친 호소력, 멋부리지 않는 창법이 특징. 박상민은 “컴퓨터의 힘을 빌리면 음치도 가수가 되는 상황속에서 나만의 트레이드 마크를 만들기 위한 ‘전술’”이라고 말한다.

그는 특히 어미가 ‘∼요’, ‘∼니’, ‘∼죠’ 등으로 끝나는 가사를 거의 부르지 않는다. 가사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간지러운 게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아요.”

그러나 그는 개그맨 못지 않는 ‘웃음꾼’이다. 진지하고 터프한 발라드 가수의 이미지와 딴판이다. KBS 2TV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휴먼 대장정-사랑의 대화’ 코너에서 ‘오순이’(원숭이)와 사는 모습이 그렇다. 이 코너로 그는 ‘원숭이 오빠’로 불릴만큼 노래에 버금가는 인기를 모았다.

박상민의 이미지는 이 때문에 이중적이다. 한때는 이로 인해 고민도 많았다. 진지하게 노래하는 데도 불구하고 팬들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짖궂게 웃는 박상민’이기 때문. 노래도 머릿곡으로 내세운 발라드보다 댄스풍의 노래인 ‘무기여 잘있거라’ 등이 더 주목받기도 했다.

“그래서 ‘노래는 진중하게, 생활은 재미있게’ 살렵니다.”

박상민은 지난해 남양주시에 라이브 카페 ‘라이브 팍스’를 개업했다. 400석의 야외 무대에 최신 음향 시설을 갖추고 있어 웬만한 라이브 공연장 못지 않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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