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목민심서', 다큐-드라마 접목 '정약용 다시보기'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14분


조선 후기의 대표적 개혁 사상가였던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1762∼1836). 정조 대왕의 신뢰를 한 몸에 안고 20대 초반부터 개혁의 의지를 불태웠던 그가 오늘날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KBS 2TV가 5월1일부터 방영하는 일일사극 ‘소설 목민심서’(월∼금 밤9·20)는 ‘정약용 다시보기’다. 요즘 시대에 찾아보기 어려운 ‘큰 바위 얼굴’의 한 전형으로 정약용을 내세우는 셈이다.

정약용은 우리 역사상 가장 개혁을 고민했던 인물 중 하나. 22세 때 경의진사(經義進士)로 출발해 암행어사 좌우부승지 등을 거치며 극심했던 당쟁의 소용돌이를 헤쳐나가려 했으나 정조가 갑자기 서거하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약용은 이후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목민심서(牧民心書)’ 등을 집필하며 사상적 업적을 쌓았다.

‘소설 목민심서’의 특징은 다큐와 드라마를 접목한 실험성에 있다. 정약용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드라마적 구성으로 다루되, 그의 사상적 예술적 업적이나 당시 극심했던 당파 싸움 등은 다큐 형식으로 소개해 역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정약용이라는 인물의 교훈적 감동에, KBS 2TV에서 방영 중인 ‘역사스페셜’의 다큐 기법을 원용하는 셈이다.

기둥 줄거리는 소설 ‘목민심서’를 집필 중인 소설가 이진우와 역사 속의 정약용이 시공을 넘나들며 대화를 나누는 형식. KBS1 TV ‘왕과 비’에서 성종 역을 맡았던 이진우가 역사 속의 정약용과 소설가 이진우 등 1인 2역을 맡았다.

이진우는 “정약용은 유럽 르네상스기의 레오나드로 다빈치처럼 위대한 인물이었던 것 같다”면서 “이 드라마를 계기로 정약용의 개혁 정신과 위대한 업적이 다시 조명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약용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기녀 비안 역에는 ‘왕과 비’에서 성종비로 나왔던 김성령이 맡아 이진우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다. 그밖의 출연진은 김흥기(정조) 김규철(정약전) 전무송(채제공) 최정원(정약용 처 홍씨) 등.

KBS가 일일 사극을 선보이는 것은 10여년만의 일. 여기에 다큐와 드라마를 접목한 연속극은 처음인데다 MBC의 시대극 ‘허준’처럼 역사 속의 큰 인물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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