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홍보 연예인, 스톡옵션 요구 유행

  • 입력 2000년 2월 28일 19시 51분


연예인이 벤처기업에 광고모델로 출연하면서 현금 대신 스톡옵션을 받는 경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예 벤처기업 홍보사절 및 광고모델을 전문으로 하는 연예인 홍보벤처까지 등장할 정도. 이에 따라 연예인이 광고료로 스톡옵션을 받는 사례가 확대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 증가한다는 낙관론과 대세가 아니라는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낙관론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초기단계 벤처기업에 주로 적용된다. 유명 연예인이 일단 광고에 출연하면 모르던 사람들까지도 그 기업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 양희은, 탤런트 양희경 자매와 광고계약을 체결한 PC주변기기 쇼핑몰 바이사이트와 개그맨 서경석을 전속모델로 영입한 온라인 교육업체 아이빌소프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광고계 관계자는 “코스닥에 올라가면 무조건 뜬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현금 대신 스톡옵션을 선호하는 연예인이 많다”면서 “그러나 이름이 알려진 기성 벤처기업들은 스톡옵션 제공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야후코리아의 광고를 담당 중인 LG애드 유상훈 기획5팀장은 ‘광고료 스톡옵션 바람’이 상당수 인터넷 벤처기업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유명인이 하는 말과 행동에 따라 모방소비를 하는 일반광고와는 달리 인터넷 벤처 광고는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친근한 느낌이 중요하다는 것.

수많은 닷컴기업들이 활동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나 시골에서 생활하는 농부를 모델로 채택한 광고가 드물지 않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유팀장은 “모든 인터넷 벤처는 시장 확대를 통한 매출증가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정보화와 거리가 먼 사람들을 광고에 노출시킴으로써 인터넷을 쓰지 않던 사람들을 PC 앞에 앉도록 이끄는 효과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톡옵션 제공 관련 규정도 연예인들의 스톡옵션 선호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 다음커뮤니케이션 홍승용팀장은 “코스닥에 등록된 벤처기업의 경우 주주총회의 의결 없이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현금을 줄 수도 있는데 굳이 장래가 유망한 벤처기업의 주식을 무리해가며 제공할 회사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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