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추면 상금두배로" 현금퀴즈 인기…MBC '퀴즈가좋다'

  • 입력 2000년 1월 28일 23시 48분


MBC ‘생방송 퀴즈가 좋다’(토 오후6·40)가 퀴즈 프로로는 이례적으로 20%를 상회하는 안정적인 시청률(AC닐슨코리아 조사 기준)을 확보하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점진적으로 난이도가 높아지는 퀴즈를 맞추면 즉석에서 상금을 받고, 연속해서 12개를 맞추면 2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퀴즈가 좋다’의 가장 큰 장점은 퀴즈 프로 특유의 긴장감과 흡인력을 살려냈다는 점. 미국의 인기 퀴즈 프로인 ‘Jeopardy’처럼 참가자의 긴장어린 표정까지 잡아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테이블 하나를 마주한 사회자와 참가자를 제외하고는 주위를 어둡게 조명처리하는 등 세세한 ‘장치’로 시청자를 집중하게 만든다.

같은 시간대에 편성됐다가 불과 3개월만에 도중하차한 KBS2 ‘생방송 퀴즈크래프트’가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프로를 지향했다가 5만명의 시청자가 일시에 ‘접속’해 시스템이 다운되는 등 ‘어수선한’ 진행으로 참패한 것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퀴즈가 좋다’의 또다른 장점은 유효적절하게 ‘현금 퀴즈’라는 세계적인 TV 퀴즈 프로의 트렌드를 읽어냈다는 점. 상품이 아닌 현금이 즉석에서 올라가고, 이것이 축적되는 장면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방송 초반 미국과 영국의 일부 퀴즈 프로를 모방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지만 제작진은 ‘받은 상금의 절반은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해야 한다’는 ‘도덕적 장치’를 마련, 비판의 확산을 차단하는 운용의 묘를 발휘하기도 했다.

기획자인 최영근 책임프로듀서는 “기존의 ‘가족오락관’과 같은 왁자지껄한 이벤트성 오락프로와는 달리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방향으로 프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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