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김용우 3집 '모개비'…민요-대중음악의 만남

  • 입력 2000년 1월 10일 19시 48분


소리꾼 김용우(32)는 주목할만한 ‘실험가’이다. 그는 수 년째 민요를 대중음악과 ‘퓨전’시켜 현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복을 21세기 사이버 패션으로 바꾸고 있는 셈이다.

세 번째인 그의 음반 ‘모개비’를 들어보면 민요에 대한 선입견이 가신다. 모개비는 앞소리꾼이란 뜻. 수록곡 ‘진주난봉가’‘정선 아라리’ 등은 민요에 숨어 있는 현대적 감각을 핀셋으로 꼭 꺼집어낸 듯한 느낌을 준다. 김용우는 민요를 재즈 밴드, 피아노, 기타 등과 호흡을 맞춰 불렀다. 심지어 ‘뱃노래’는 무반주 음악인 아카펠라로 불렀다.

대중음악 평론가 강헌씨는 이에 대해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을 추구하는 그의 음악에는 전통적인 한과 애상의 그림자가 없다”며 “그의 발성은 이 시대의 감각과 명징하고 세련된 표현력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평했다.

서울대 국악과 출신인 그는 국악그룹 ‘슬기둥’과 타악 그룹 ‘푸리’에서 활동했고, ‘지게소리’‘괴나리’ 등 두 장의 솔로 음반을 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 음악의 정신을 피아노 바이올린 등 세계인들이 이해하는 표현 방식으로 드러내고 싶다”며 “인터넷을 통해 광속으로 ‘지구촌’이 형성되는 21세기에 ‘정신’외에 악기나 표현방식 등의 국적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용우는 12∼16일(평일 7시반,토일 3시 6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그린소극장에서 공연한다. 2만원. 02-333-5035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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