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사랑의…’ , 27일 100회 잔치…간판프로로 자리잡아

  • 입력 1999년 11월 24일 18시 37분


97년 시작된 KBS의 간판 자선모금 프로그램 ‘사랑의 리퀘스트’(1TV 토 오후6·00)가 ‘사랑의 1000원 걷이’에 나선 지 27일로 100회를 맞는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오피니언 리더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이 소년소녀가장 장애아동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웃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ARS(한 통화에 1000원)를 통해 그동안 모은 시청자 성금은 140여억원. 회당 1억4000여만원을 모은 셈이다.

제작진이 공개하는 ‘지출내역’은 더욱 따뜻하다. 한국복지재단을 통해 3만900명의 불우이웃에게 생활비를 지원했고 전국 60여곳의 아동 노인 보호시설을 지원했으며, 1000여명의 개안수술을 돕기도 했다. 또 있다. 전국 215명의 소년소녀가장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지급했고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서울역 광장 등에서 실직자 무료급식을 실시했다.

물론 주말 황금 시간대에 눈물샘을 자극하는 사연을 소개하다보니 같은 시간대 타사 오락프로그램보다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 하지만 제작진은 방송 초기부터 자원봉사에 나선 연예인들의 즉석 무대를 만들면서 자선모금 프로그램이 놓치기 쉬운 오락적 요소를 가미해왔다. 15% 내외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 게다가 연예인 입장에서도 출연을 통해 ‘팬들과 시청자의 사랑에 대한 보답’ ‘인기의 사회 환원’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 물론 탤런트 C씨 등 몇몇 톱스타들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출연이 아니지 않느냐”며 출연을 거절했지만 이제껏 330명의 출연자 중 250명 이상이 연예인이었다. 그룹 ‘젝스키스’는 열네번이나 나와 최다출연을 기록했고 트로트 가수 설운도도 여덟번이나 나왔다.

27일 방송은 그동안 성원을 종합하는 의미의 이벤트를 마련한다. 하이라이트는 100명의 소년소녀가장에게 라이온스 클럽 회원들이 양부모가 돼주는 것. 또 100회 동안 매번 성금을 낸 시청자도 찾아간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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