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이남기 제작부본부장, 보도본부장 파격 발탁

  • 입력 1999년 3월 9일 08시 13분


“예능국 PD출신이 보도 책임자가 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SBS는 9일 주주총회에서 이남기(李南基·50)TV제작부본부장을 신임보도본부장에 선임할 예정이다. 이보도본부장 내정자는 지난 25년간 ‘연예오락’ 담당으로 일관해 온 유명한 예능 오락PD출신이다.

그가 연출한 유명 프로는 쇼의 대명사였던 TBC ‘쇼쇼쇼’를 비롯해 KBS ‘자니윤쇼’ ‘신혼은 아름다워’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PD출신이 보도부문 고위간부에 기용되기는 고진(高進)MBC보도국장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전남 완도 태생인 고국장은 교양부문 출신인데 비해 예능출신인 이씨의 보도부문 책임자 발탁은 가히 파격적이다. 일부에서는 “뉴스의 연성화, 오락화를 통해 타방송사 뉴스와의 시청률 경쟁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이씨는 “주변의 시선에 관계없이 정도를 걷는 뉴스를 만들겠다”고 내정 소감을 밝히고 “최근 SBS뉴스가 시청률이나 영향력 면에서 약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힘있고’ ‘믿을 수 있는’ 뉴스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49년 전남 영암출생인 그는 광주 사레지오고,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74년 동양방송(TBC) PD로 방송계에 입문해 80년 방송통폐합으로 KBS로 옮겼다. 91년 KBS에서 SBS로 옮긴 이씨는 예능국장, 편성국장을 거치며 상하로부터 신임을 얻었다.

한편 이씨의 발탁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가 호남출신임을 염두에 둔 ‘정치적 인사’”라며 “SBS보도국에 그만한 ‘인물’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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