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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5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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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감독 위주로 골라서 봤는데 지금은 그냥 마음에 와닿는 영화가 좋다. 요즘은 ‘네이키드’ ‘풀 몬티’같은 영국영화들이 마음에 든다. 스페인 영화는 정서가 잘 안맞는 것같아 싫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것만 빼고.
할리우드 흥행작? 내 취향이 아니다. 아무리 감동적이어도 너무 공식에 따라 만든 영화들이라 끝이 빤히 보인다. 특히 할리우드 SF영화는 질색.
▼ 왜 이 영화를…
3번이나 봤느냐고? 대만의 이안 감독이 만든 ‘결혼피로연’은 흔한 가족 이야기가 아니다. 동양인과 서양인, 구세대와 신세대, 이성애와 동성애 등 사랑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시나리오도 좋고 연출도 튀지 않게 적절했고, 연기자 입장에서 봐도 벅차겠다 싶은 연기를 능청맞을 정도로 잘 감당해냈다.
인상적인 대목은 어머니가 동성애자인 아들과 위장결혼한 며느리에게 돈봉투를 선물하는 장면을 그대로 재연해 아들의 동성애를 눈치 챈 아버지가 아들의 남자애인에게 선물을 넣은 봉투를 주는 장면.
아버지의 마음은 상처로 그득했겠지만 사랑과 상처를 모두 포용하는 그 절묘한 패러디가 가슴을 쳤다.
김혜수<탤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