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영상사업단 음반유통업 눈독…영세업체들 반발

  • 입력 1998년 2월 26일 08시 38분


삼성그룹계열인 삼성영상사업단이 음반 유통업 진출을 검토중이어서 음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경제난으로 음반계의 큰손들이 잇따라 쓰러지는 상황에서 유통마저 대기업의 손에 휘둘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 삼성영상사업단은 삼성뮤직 레이블로 음반 제작을 해온 데 이어 최근 음반 도소매 등 유통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단 멀티미디어 매장 ‘더 믹스’ 등 소매점을 잇달아 개설했거나 할 예정이며 일부 음반은 직접 유통중이다. 현재 검토중인 전략은 대부분의 음반을 자기 유통망으로 들여와 본격 도매점으로 자리잡겠다는 것. 사업단측은 “이달말까지 어떤 수위로 진입할지 내부 협의중”이라고 밝혔으나 업계는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삼성영상사업단이 공세로 나선 것은 유리한 판세 덕분이다. 경제난으로 영세한 유통업계가 거의 마비 상태에 이르자 그 공백을 차지하겠다는 것. 또 월 평균 50억여원의 매출이 최근 15억여원으로 급감, 회복 문제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음반유통계의 반응은 희비가 엇갈리지만 대체로 걱정이 앞서고 있다. 대기업 자본이 유통 구조를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으나 국내 다른 분야처럼 대기업이 횡포를 부리기 시작하면 대처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삼성뮤직 등 음반산업에 진출한 대기업 계열사들이 최근 수년간 빚어낸 부정적 측면을 지적하고 있다. 기성 가수 모셔가기 경쟁으로 몸값을 올려놓는 등 가요계 거품 양산을 주도했다는 것. 또 국내 대기업 자본은 미국 메이저 음반과 달리 ‘공장 자본’이어서 음반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내 음반의 30% 가까이를 제작하고 있는 삼성이 유통마저 장악하면 제어하기 어려운 공룡이 될 것이라는 걱정도 뒤따른다. 삼성영상사업단이 아직 확답을 표명하지 못하는 까닭은 유통업계의 반발에 대한 우려 때문. 그러나 한국영상음반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아직 제 목소리를 정비하지 못한 채 삼성의 움직임만 쳐다보고 있다.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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