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22일부터 5일간 방영하는 대통령후보 토론회를 앞두고 후발주자 조순 이인제후보 「대접」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두 후보가 이미 여러번 TV토론회에 노출된 3당후보에 비해 「TV 폭격」을 덜 받았다고 보고 토론회 순서와 내용에서 차별을 두기로 한 것.
토론회는 22일 이인제후보, 23일 조순 민주당후보, 24일 김대중 국민회의후보, 25일 이회창 신한국당후보, 26일 김종필 자민련후보의 순서. 패널리스트는 김광웅서울대행정대학원교수, 김영희중앙일보국제문제대기자, 문정인연세대교수가 나서며 엄기영 MBC정치부장이 사회를 맡는다. 밤 9시50분부터 1백10분간 MBCTV와 라디오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
이가운데 김대중 이회창 김종필 후보의 토론 순서는 지난 7월 방송3사 합동TV토론회 당시 신한국당 국민회의 자민련 대변인들의 추첨에 따른 것이다.
당시 추첨결과는 신한국당 자민련 국민회의 순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8월에 열린 동아일보―KBS 공동토론회에서는 자민련 국민회의 신한국당으로 순서를 바꾸었다. 후보자들은 타후보의 답변내용을 보고 이를 보완해서 대처할 수 있도록 서로 출연순서를 늦추려하는 것이 보통이다.
MBC 고진 보도제작국장은 『출마선언을 늦게 한 이인제 조순후보의 경우 그동안 타후보들의 TV토론회를 많이 지켜볼 기회가 있었으므로 먼저 하도록 순서를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장 늦게 출마선언한 이후보가 제일 먼저 나서게 됐다.
MBC는 이번 토론회 주제를 정치 통일 외교 안보분야로 한정해 국가경영의 골격이 되는 거시적 안목과 철학을 심도있게 짚어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인제 조순 후보의 경우 첫 TV토론회 출연이므로 개인재산 도덕성 등 「개인 검증」을 함께 하기로 했다. MBC는 이같은 내용상의 차별에 대해 오랜 회의를 거쳤는데 타후보들의 경우 몇차례의 TV토론회에서 개인검증을 거쳤다는 점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정치분야 질문시간에 개인질문을 곁들이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MBC는 토론회를 눈앞에 두고 출마선언한 이후보를 토론회에 참석시킬 것인지를 놓고도 내부회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3사는 지난 8월 조순후보의 출마선언 당시 TV토론회 참석기준에 대해 논란이 일자 「원내교섭단체를 가진 후보의 경우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후보로 선출된 경우」, 「여론조사에서 15%이상의 지지도를 보일 경우」로 합의기준을 마련했었다. 이후보의 경우는 20%대의 지지도가 토론회 참석 기준이 됐다.
〈이원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