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을 두들겨 부수는 할리우드의 액션. 올 상반기 비디오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다.
할리우드 액션폭력영화의 안방 점령은 비디오체인점 「으뜸과 버금」과 「영화마을」이 최근 집계한 상반기 대여인기작 순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인디펜던스 데이」와 「롱키스 굿나잇」이 각기 1,2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할리우드 액션물은 홍콩액션 「흑협」의 7위를 제외하고는 10위권을 모두 석권했다. 전체 순위 50위 가운데서도 20여편이나 될 정도.
업계에서는 이같은 할리우드 액션물의 범람이 최근 청소년 학교폭력 등으로 「폭력 공화국」이란 말이 유행할 만큼 험악해진 사회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고 풀이한다.
액션물과 더불어 미국영화의 안방 장악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흑협」 「나이스가이」 「상해탄」 등 홍콩영화와 「트레인스포팅」의 영국영화를 제외하고는 미국 할리우드산 영화가 50위권에서 38편을 점령했다. 한국영화는 8편에 불과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5편을 넘었던 유럽영화는 물론 제삼세계영화는 아예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순위에 오른 한국영화 8편(「깡패수업」 「고스트 맘마」 「박봉곤가출사건」 「귀천도」 「체인지」 「미스터콘돔」 「똑바로 살아라」 「그들만의 세상」)도 액션 혹은 코믹드라마 일색이다.
그나마 곤충생태계의 신비를 담은 프랑스 다큐멘터리 「마이크로 코스모스」와 최근 홍콩의 중국귀속과 맞물린 「첨밀밀」이 인기작으로 떠올라 액션물을 선호하는 배급사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한편 비디오시장에서는 장기적인 불황의 여파로 90년을 전후해 비대해졌던 배급사 등 공급자들이 군살빼기에 바쁜 6개월이었다. 특히 대기업들의 합병바람이 거세게 일었다.
스타맥스와 드림박스를 통합한 삼성영상사업단은 물론 대우의 계열사인 세음미디어(시네마트)와 우일영상도 합쳤으며 SKC도 유통망 축소 등 내부조직을 정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새한을 통해 「샤인」 등을 출시한 제일제당과 비디오플러스라는 이름으로 「패자부활전」 「잉글리시 페이션트」를 내놓은 금강기획 등 대기업이 비디오시장에 가세하면서 대기업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김경달기자〉